서문 : 품는 사랑의 시작
많은 사랑은 결코 욕심이 아닙니다
나의 어머니는 장사를 하셨고 아버지는 택시를 모셨다. 평생 자식을 위해 짐을 날라, 꺾인 채 자리 잡은 어머니의 손가락과 휘어진 아버지의 허리는 지금 내가 말하고 베푸는 ‘품는 사랑’의 시작이자 고향이다. 그 분들의 아들에 대한 바람이던 부자(富者와 반대로, 나는 부자와 상관없는 길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꼿꼿한 내 허리와 손가락을 보면서, 그 분들만큼 사랑하며 살지 못하는 내 삶을 반성하며 이 책을 썼다.
나는 나의 삶과 이야기가 세상에서는 설득이 되고, 교회에서는 간증이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무엇이 달라져 버린 것일까? 선교사로서 만나는 세상에 속했다는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는 간증이 되었고, 오히려 지지받고 싶었던 한국교회에서 나의 이야기는 설득이 되어야만 했다. 여전히 닫힌 문을 향해 문을 열어달라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손가락질하지만, 펼친 손가락과 허리가 여전히 꼿꼿한 걸 보면 내가 가진 사랑이 아직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된다.
나는 많은 사랑이 필요하다. 100명의 아이들을 만나면 나는 100가지의 다른 사건들을 만난다. 그리고 쏟아지는 100개의 상처들과 나는 온몸으로 부딪혀야 한다. 그러니 많은 사랑은 나에게 결코 욕심이 아니다.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상처를 가리는 우산 같은 것이다.
부디 이 책이 출간되면서, 청소년 미혼모, 한부모 가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 사회와 교회에서 더 많은 마음의 문이 열리기를 바란다. 또한 조금은 더 시선이 따뜻해지기를 바라지만, 그보다 먼저 부족한 나에게 사랑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란다.
부족한 후배 사역자를 위해 선뜻 책을 추천해주신 사랑 많은 목사님들과 연예인 누나, 그리고 힘든 환경에도 여전히 나와 함께 일하는 것이 즐겁다는 동역자들에게 큰 감사를 전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나올 수 있기까지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 책을 전한다. 부모님과 동역자들과 아내의 이야기를 적으니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