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의 사진은 자연에 대한 애정이다.
작가는 사람의 눈이 의도하지 않는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김은숙 작가의 사진은 아름답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의 꽃은 어여쁜 화초는 아니다. 계절을 상징한다. 겨울 동백, 봄 매화, 여름 숲의 야생화, 가을 자연의 산물, 그리고 또다시 봄을 기다리는 황량한 벌판 바람을 마주한 갈대와 억새꽃이다. 그녀의 꽃들은 꽃의 아름다움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존재의 강인함을 의미한다.
의외로 사진 예술가들이 애용하는 카메라는 오랫동안 손때 묻은 카메라임을 알게 될 때가 있다. 김은숙 작가 역시 평범한 카메라로 자연광에서 촬영하는 것을 고집하는 작가이다. 작가는 틈날 때마다 들로 산으로 바다로 나갔다. 아직 동트지 않은 새벽, 비 오는 날, 눈이 쏟아지는 날, 바람 부는 날, 석양이 물드는 갈대숲, 이른 봄 꽃피는 매화농원, 붉게 갈아놓은 이른 봄의 땅, 청보리밭, 겨울 고천암 우항리, 미황사, 달마고도, 겨울 동백숲, 빈집, 시골 정류장, 폐교 등등 지난 수년간 다양한 주제를 사진에 담았다. ● 이승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