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자들에게 5
들어가며 13
망고와 수류탄 ? 이야기가 태어나는 순간의 길이 42
인용부 벗기기 ? 포스트구축주의 사회학의 방법 64
바다의 밀가루 ? 이야기 속 복수複數의 시간 109
푸딩과 사슴벌레 ? 디테일, 실재로 가는 회로 125
오키나와를 이야기하는 방법 바꾸기 ? 실재에 대한 신념 155
조정과 개입 ? 사회조사의 사회적 타당성 185
폭음 아래에서 산다는 것 ? 선택과 책임에 대해 248
담배와 코코아 - ‘인간에 관한 이론’을 위해 270
참고문헌 295
초출일람 300
옮긴이의 말 301
‘인간에 관한 이론이란 무엇인가?’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의 재현 불가능한 일회적 행위와 선택,
우리가 이런 상황과 행위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망고와 수류탄?생활사 이론》은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을 비롯한 여러 저작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사회학자 기시 마사히코가 2018년 일본에서 출간한 책을 한국어로 완역한 것이다. 이 책은 기시 마사히코의 주된 연구 분야인 오키나와 사람들의 동화와 아이덴티티 문제에 대한 연구와 생활사 방법론을 다루면서, 이러한 연구를 통해 저자가 얻게 된 통찰과 문제의식, 이를 바탕으로 ‘인간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모색하려는 시도이다. 《망고와 수류탄》은 사소한 일상에 주목하고 이를 통해 실재에 좀 더 다가가고자 하는 저자 특유의 스타일대로 때로는 에세이처럼, 때로는 사회학 방법론 연구 논문처럼 주제에 따른 여러 글들이 종횡무진 모여 있다. 이러한 책의 구성에 관해 저자 또한 들어가는 글에서 각 장들을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으며 어느 곳에서든 출발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가벼운 이야기와 이론적 이야기가 교차하는 가운데 독자들은 구술을 청취하는 현장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모은 가벼운 이야기를 읽다가도, 일본 사회학에서의 양적조사와 질적조사의 문제점과 이야기를 해석하는 방식에 대한 여러 논쟁들을 지켜볼 수 있으며, 책을 읽어 가면서 날줄과 씨줄로 얽힌 책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기시 마사히코가 이 책에서 문제삼는 여러 사회학적 이론의 문제들은 현재 한국에서도 충분히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것들이다. 흔히 객관성을 담보했다고 여겨지는 양적조사와 객관성보다는 어떤 주관적인 내용이 담긴 해석거리로 여겨지는 질적조사 간의 차이에 관해 저자는 생활사 조사를 통해 양적조사와 질적조사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으며, 각각의 단점들을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방식’을 단순히 해석하는 식의 논의에서 벗어나, 이를 현실에 대한 다양한 기술 가능성을 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