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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쌀 재난 국가
저자 이철승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21-01-25
정가 17,000원
ISBN 978893203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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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고대국가가 형성되는 시기부터
코로나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한국 사회는 불평등해졌는가

『쌀, 재난, 국가』는 저자 이철승의 학문적 기획인 ‘불평등 프로젝트’의 두번째 책으로, ‘쌀’ ‘재난’ ‘국가’가 서로 조응하며 만들어낸 벼농사 체제의 유산들이 어떤 제도들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삶에서 발현되고 또 우리 자신을 규정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하는 책이다. 그렇다면 수백, 수천 년을 지속해오며 한국인들의 삶의 양태를 결정짓고 현대자본주의 사회에 이르기까지 그 체제의 유산을 드리워온 어떤 제도와 문화가 오늘날 우리 삶을 규정하는가?
저자 이철승은 이 책에서 이러한 벼농사 체제의 긍정적·부정적 유산들을 일곱 가지로 정리해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재난 대비 구휼국가의 발전, 협력과 경쟁의 이중주 시스템인 공동노동 조직, 그리고 표준화와 평준화의 기술 튜닝 시스템이 벼농사 체제의 긍정적 유산들이라면, 나이에 따른 연공서열 문화와 그것이 기업 조직에서 발현된 연공급 위주의 노동시장, 여성 배제의 사회구조, 시험(과거제을 통한 선발 및 신분 유지와 숙련의 무시, 마지막으로 땅과 자산에 대한 집착 및 씨족 계보로의 상속이 이루어지는 사적 복지체제의 구조가 벼농사 체제의 부정적 유산들이다.
‘쌀’ ‘재난’ ‘국가’의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진 벼농사 체제의 유산들은 산업자본주의 사회에 이르러서도 공장과 회사로 이식되어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룩하며 동아시아 자본주의의 세계적 성공을 이끄는가 하면, 코로나 사태에 각 문명권이 어떻게 맞서고 있는지를 데이터로 분석해 보여주는 책의 3장에서 확인하듯 재난에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사회적 조율 시스템을 작동하며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을 글로벌 모범국가로 등극시켰다. 코로나 팬데믹에 효율적으로, 기민하게 대처하는 국가는, 동아시아인들의 오래된 미래인 것이다. 이러한 벼농사 체제의 유산들은 수백, 수천 년 동안 진화하여 오늘날 현대자본주의하의 ‘동아시아적’ 혹은 ‘한국적’ 제도로서 그 명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