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숨을 불어넣는 건축
인터뷰 ― 옛것과 새것의 조화를 고민하다 / 조병수×레이프 한센
드러내기―남겨두기
루가노 도시발전사 기념관 ― 옛 기억을 경험하는 도시
온그라운드 갤러리 ― 과거와 현재의 공존, 안과 밖의 소통
임랑문화공원 ― 할아버지 나무와 허름한 농가 지키기
예올 북촌가 ― 흔한 상가 건물의 무심한 멋
잘라내기―파내기―틈새 만들기
몬트리올 해양박물관 ― 육중한 산업시설에 부여된 역동성
보스턴 열린극장: 완벽한 혼돈 ― 골목과 광장의 흔적으로 회생시킨 거대 구조물
중앙청 지하 박물관 ― 아픈 역사를 새기는 방법
성북동 스튜디오 주택 ― 옛 건물 자재의 완벽한 재활용
덧붙이기―얹기
오일팔 민주평화교류원 ― 옛것의 온전한 보존, 새것의 과감한 실험
F1963 ― 그늘진 산업시설에 스며든 빛과 바람
네 조각 집 ― 따로 또 같이, 공동 주택의 생존법
금곡동 15-1 ― 평범한 두 건물이 새로운 하나로
상상플랫폼 ― 차가운 곡물 창고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흐름
라운드 테이블 ―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재생 / 조병수×천의영×윤자윤
부록 ― 프로젝트 개요 및 세부 도면
옛것과 새것, 사유와 공유의 조화
흔히 재생건축이라고 하면 낭만적인 관점에서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려고 한다. 재생건축은 단순히 향수를 불러일으키거나 과거로의 회귀, 건물의 재활용으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 새것과 오래된 것의 효과적 연결은 기존의 것을 존중하고 그 문제점을 이해하며 출발하되, 과감한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각각의 프로젝트는 장소성과 시간성을 간직한 창의적인 것이 되고, 흥미롭고 지속가능한 재생건축이 될 수 있다. 건축이 자리한 곳의 지역성과 정체성을 지워내서도 안 된다. 건축 환경은 국가와 도시, 문화, 역사, 언어 등 각기 다른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는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지역 정체성은 지형, 일조량과 같은 자연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결과물로서, 각기 다른 종교, 예술, 문화를 발전시킨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해당 구역의 특성, 그 프로젝트의 역사에 기반한 정체성 역시 찾아내야 한다. 새로운 해석은 이러한 오래된 것 위에서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의미가 있고, 그래야 도시재생의 맥락으로도 이질감 없이 확장된다.
우리가 지금 도시재생이라고 부르는 개념이 나오기 시작한 때는 1960-1970년대다. 그즈음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자동차로 더욱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는데, 기존 이동 수단인 항만시설이나 부둣가 창고들이 기능을 잃어 새로운 공간으로 개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시설들은 원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곳이었기에 자연히 공공성이 강조된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애초부터 공공성이 부여된 공간뿐만 아니라, 민간 또는 개인 공간도 물리적 사회적 심리적으로 열린 태도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 이러한 개방성은 의미도 크지만 자산의 가치 역시 높여 준다. 도시를 구성하는 각 점들을 연결해 서로 소통하면 도시의 문이 열리고, 그곳에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이벤트들이 생기면서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적 공간이 공공 공간의 성격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열린 공간의 가능성을 만드는 좋은 사례는 많다. 그런 의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