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산행을 해 온 저자의 수많은 경험들 중 100대 명산을 담았다. 지금과 같이 외출하기가 어렵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때에, 저자의 경험과 함께 산을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떤가. 등산을 통해 자신감과 도전 의지를 갖게 되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꿈꿔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
하얀 눈은 겹겹의 산 능선을 덮어 버렸고, 그 겨울 산을 구름이 또 덮고, 그 구름과 산 사이에서 사람들이 즐기고 있었다. 이렇게 산 정상에서 강렬하게 몰아치는 바람을 등지고 설산(雪山을 즐기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게 많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설경이지만 그 눈이 빛을 다할 때까지 맘껏 즐기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하얗게 얼어붙은 설산은 황홀하고 눈이 부시지만 한편으로는 장엄하고 처연하다.
하얀 눈 위에
또박또박 발걸음을 찍는다
하늘과 땅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팝콘처럼 날리는 눈싸라기
길 위에 쌓이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잔칫상을 차린다
겨울 산의 표정은 엄하다기보다는 오히려 온화하다. 밤새 바람이 불어 댔지만, 그 난관을 이겨내고 기어이 상고대와 눈꽃을 만들었다. 첩첩 겹겹의 능선을 하얗게 만들어 한 폭의 동양화로 아름답게 되살아나게 했던 것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험준한 바위도 부드럽게 만들고, 꽃도 나뭇잎도 없이 헐벗은 겨울산을 부드럽고 온화한 모습의 명산으로 탈바꿈을 시켰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