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는 중앙권력을 향한 소용돌이 정치다!
그레고리 헨더슨이 이 책에서 내세우는 것은 ‘소용돌이 정치’ 모델이다. 즉, 한국사회의 밑에서 모래알 개체들이 상승기류를 타고 정상을 향해 돌진한다면, 정상부에서는 오랜 정치문화에 연원하는 ‘자문기관 지배(council rule’가 하강기류를 타고 합류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상승-하강 작용으로 소용돌이 폭풍을 일으킨다고 헨더슨은 보고 있다. 일단 소용돌이 폭풍이 일어나면 그 거대한 흡입력은 모래알의 정치개체를 빨아들여 어떤 이성적인 성찰도, 여야 간의 타협도, 정책을 위한 진지한 토론도 마비시키고 만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치발전에 필수적인 요건인 정치개체 간의 응집을 배양할 수 있는 토양은 황폐화되고 만다. 즉, 한국사회에서는 이해관계의 대립이나 종교적 대립, 정책적 차이, 이데올로기의 차이 등으로 인한 분열과 균열은 찾아보기 힘들고, 설사 이에 따른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에는 별로 영향을 끼치지 못하며, 원자화된 단위들이 모두들 중앙의 정치권력을 향해 돌진하고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소용돌이치게 된다는 주장이다.
한국정치의 발전 방향은 ‘다원화를 통한 응집’이다.
한국인들은 단일 민족, 단일 언어, 단일 문화를 자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런 단일성과 동질성, 이어 중앙집권화는 종파 간 또는 부족 간에 끊임없는 분열로 얼룩진 세계의 발전도상 국가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될지는 몰라도, 한국사회의 경우 소용돌이 정치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다는 것이 헨더슨의 지적이다. 그것은 촌락과 왕권 사이에 자생적 기구의 결성을 막았으며, 이는 중간매개집단의 결여를 낳았기에 한국사회가 모래알 사회, 또는 원자화된 사회를 초래케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헨더슨은 이렇게 원자화된 한국사회의 경우 ‘응집(cohesion’이 더욱 긴요하고 적절한 처방이라고 진단한다. 그가 관찰하듯 신생 공화국을 탄생시킨 한국사회가 촌락과 왕권 사이에 중간기구가 아애 없거나 빈약하다면, 조직의 제도화보다는 원자화한 모래알들을 접합시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