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이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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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아트의 시험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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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아트라는 스캔들
역자가 후기에서 명료하게 밝히듯 "현대미술의 역사는 스캔들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세기 초 낭만주의에서 미술의 현대적 전환이 일어난 이후 현대미술의 전개에 발자취를 남긴 미술은 모두 어김없이 스캔들과 함께 등장했으니까. 들라크루아의 「사르다나팔루스의 죽음」,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 마네의 「올랭피아」, 모네의 「일출」, 마티스의 「춤 2」, 피카소의 「등나무 의자가 있는 정물」 등등, 스캔들을 일으킨 작품들만 착실히 꼽아도 너끈히 현대미술사가 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팝 아트가 일으킨 스캔들은 미술이 "현실의 이상적 재현"이라는 규범으로부터 이탈한 이후, 기술과 자본주의가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기 시작한 그때, "강력한 위반의 무기"로서 대중문화를 장착하고 "변화하는 현대성으로 회화를 압박하고 변형시킨" 초대형 스캔들이다. 팝 아트가 발현하던 시기 소비 자본주의는 어느덧 금융 자본주의를 넘어 데이터 자본주의로 진입하고 있지만, 이후 팝 아트만큼 복잡한 심급으로 동시대 주체를 탐구한 경우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요컨대, 우리는 팝 아트의 첫 번째 시대를 지나왔는가, 아니면 여전히 그 시대의 여파 속에서 살고 있는가?"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