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면서
1장
고대의 한·중관계와 책봉·조공·임기환
2장
7세기 국제정세 변동과 고구려의 외교적 선택·여호규
3장
12세기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변화와 고려의 대응·채웅석
4장
14세기 말 원·명 교체와 고려왕조의 외교 실패·이익주
5장
임진왜란과 조·명관계·한명기
6장
조선의 대(對후금·청외교와 병자호란의 발발 원인·구범진
7장
병자호란 직후 조·청관계와 조선중화주의·우경섭
8장
근대 전환기 한·중관계와 상호인식의 변화·서영희
9장
현대 한·중관계의 변화와 지속·정상기, 강준영
총론
오늘의 시각에서 다시 묻는 한·중관계사·백영서
참고문헌
독자들이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필자들이 강조하는 ‘착시현상에 대한 경계’다. 즉 후세를 사는 우리가 어떤 역사적 사건이나 결과를 이미 알기에 빠지기 쉬운 결과론적 해석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병자호란, 정묘호란, 임진왜란 등의 국란을 가리켜, 당시 위정자의 사대주의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안일한 처세 등으로 일어난 비극이라며 비난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러한 단순한 결과론적 평가는 당시의 시대상과 흐름을 읽지 못한 결과라 지적한다. 가령, “침략 전쟁의 피해자가 분명한 당시의 조선에 전쟁을 자초했다는 비난까지 가하면서 전쟁 발발의 책임을 묻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역사세계에서 한국과 중국이 각각 하나의 단일한 실체로 지난 2000년 동안 존재”했다고 보는 관점도 실제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실제로는 “각각의 왕조의 명칭이 다양하게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국제질서가 일원적 것이 아닌 것, 달리 말하면 중국이라는 큰 중심과 작은 중심들로 이뤄진 중층적 국제질서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당시의 신념이나 가치, 심성 등 이념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힘의 관계 차원 또한 두루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필자들의 생각이다.
백영기는 이러한 역사 비평의 태도를 견지하면서 한·중관계사를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상호작용으로 파악한다. ‘영토와 인구의 크기 같은 단순한 물질적 규모뿐만 아니라 역사적·문화적 규모에서의 차이’, ‘중국과 한반도의 지리적 근접성’, ‘한국의 위치와 역할의 중요성’을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면, ‘한·중관계를 형성하는 주체’라든가 ‘한·중관계에 끼어드는 제3자로서의 강대국의 출현’ 등은 ‘변하는 것’이며, 지난 2000년간의 한·중관계는 이러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상호작용한 긴 역사에서 한국의 역대 왕조가 유지해온 자기정체성과 동아시아에 작동한 중요한 역할의 흔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의 맥락에 비춰 한·중관계의 궤적을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