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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 : 신기후체제의 정치
저자 브뤼노 라투르
출판사 이음
출판일 2021-02-15
정가 18,000원
ISBN 979119094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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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1. 정치적 허구로서의 가설: 불평등의 폭발적 증가와 기후변화 부정은 같은 현상이다
2. 미국의 기후협약 탈퇴로 선포된 전쟁
3. 모든 이의 걱정거리로 전락한 이주 문제: 발 디딜 땅을 빼앗겼다는 깨달음
4. ‘글로벌화-플러스’와 ‘글로벌화-마이너스’를 구분하기
5. 글로벌주의를 신봉하는 지배계급은 어떻게 연대의 책임을 외면하는가
6. 인식론적 망상을 일으킨 ‘공통 세계’의 포기
7. 세 번째 극의 출현으로 흔들리는 로컬과 글로벌이라는 두 극의 관계
8. ‘트럼프주의’ 덕분에 발견한 ‘외계’라는 네 번째 유인자
9. 새로운 지정학적 조직: ‘대지’라고 부를 유인자의 발견
10. 왜 정치생태학은 그 문제의 중요성에 걸맞게 성공한 적이 없는가
11. 왜 정치생태학은 좌우파의 대립에서 벗어나는 데 그토록 어려움을 겪는가
12. 사회 투쟁과 생태 투쟁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13. 계급 투쟁은 지리-사회적 위치 사이의 투쟁이다
14. ‘자연’에 대한 한 관점이 어떻게 정치적 입장을 고정시키는가
15. 좌우파 이분법에 고착된 ‘자연’의 주문에서 벗어나기
16. 객체로 구성된 세계와 행위자로 구성된 세계의 차이
17. ‘임계영역’ 과학의 정치적 특성
18. 더욱 커지는 ‘생산 시스템’과 ‘생성 시스템’ 사이의 모순
19. 거주지를 기술하는 새로운 시도: 프랑스의 진정서 제도
20. 구대륙을 위한 개인적인 변호

주(註
옮긴이의 말
“불평등의 증가와 기후변화 부정은 같은 현상이다”
지배계급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책임을 외면하는가

라투르는 신기후체제에 관한 정치적 가설 중 하나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어떤 엘리트 집단이 지구의 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를 들었다고 가정한다. 그에 따른 두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하나는 경고를 들은 엘리트들이 그 심각성을 대중과 공유할 만큼 깨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인류가 큰 대가를 치르게 되리라는 걸 알았지만, 그 피해는 엘리트 집단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받게 될 것이기에 경고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라투르는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1980년대 이후 나타난 탈규제와 복지국가의 해체, 2000년대 이후 나타난 기후변화의 부정,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 40년 동안 급격하게 증가한 불평등을 하나로 꿰어 설명한다.

라투르는 또한 로컬과 글로벌이라는 두 개의 극을 통해 근대성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투쟁을 살펴본다. 그리고 여기에 ‘대지’와 ‘외계’라는 새로운 극을 등장시켜 글로벌과 로컬의 한계를 지적하고 지금의 정치적 상황들에 적용한다. 여기서 ‘대지’는 인간이 거주하는 환경이나 배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정치적 행위자를 뜻한다. 지구의 안정성이 담보되었을 때에, 인간들은 영토를 소유 가능한 개념이라고 생각했다. 그 땅 위에서 우리가 영원할 거라 믿었다. 그런데 그 영토 자체가 인간과 맞서고, 인간 생활에 관여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라투르는 특히 생태학이 ‘대지’를 엄밀히 정의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19세기 이후의 사회 투쟁에서 발생한 변화의 동력이 생태 투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그는 정치생태학이 왜 그 문제의 중요성에 걸맞게 성공한 적이 없는지, 왜 좌우파의 대립에서 벗어나는 데 그토록 어려움을 겪었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역사에 등장하는 진정서 작성이라는 ‘정치’의 고전적 개념이 나오기 전에 시행되었던 제도를 통해 하나의 가능성을 제안하며 논의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