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팅커, 테일러, 솔저, 세일러, 푸어맨, 베거맨, 시프〉로 이어지는 영국 동요의 앞부분에서 따온 것으로,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장래를 예측할 때 부르거나, 아니면 버찌의 씨앗, 외투의 단추, 데이지꽃의 잎사귀, 큰조아재비풀의 씨앗 따위를 하나, 둘, 셋, 넷 하고 셀 때 숫자 대신 순서 삼아 부르는 동요이다. 이 책에서는 소련의 스파이를 색출하며 혐의자로 지목된 인물에게 순서대로 붙여 부르는 암호명으로 쓰였다.
줄거리
영국 정보부의 은퇴한 첩보 요원, 조지 스마일리. 어느 날 정부 고위층의 요청으로, 그는 홍콩에서 소련 여자 스파이와 접촉했던 리키 타르라는 젊은 요원의 진술을 청취하게 된다. 그가 그녀에게서 들은 엄청난 기밀은 바로 소련 정보부의 우두머리인 카를라가 수십 년 전 고급 스파이를 훈련시켜 영국 정보부에 투입시켰고, 지금 그 스파이(두더지가 정보부의 최고위직에 올라 있다는 이야기. 스마일리는 이제 누군가를 심문하거나 전화를 도청하지도 못하는 열악한 상황에서 자신의 스파이로서의 감과 비상한 분석력, 기지에만 의지해 퍼즐을 풀어야 한다. 혐의자는 정보부장 올러라인, 런던 스테이션 소장 빌 헤이든, 그들의 최측근 관리인 토비 이스터헤이스와 로이 블랜드 네 명. 스마일리는 과연 두더지가 실제로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을 안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일했던 정보부 사무실에서 정보를 빼내고 자신과 수십 년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조사해 〈두더지〉를 잡으려 한다.
작품 평가
“르카레는 우리가 가진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이다.”― 배니티 페어
1974년 발표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1963년 그의 첫 번째 히트작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와 비교되며 평자에 따라 그보다 원숙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역시 그의 많은 소설들이 그러했듯이 발표하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영국의 평론가 앤드루 러더퍼드는 이 작품을 〈반역과 충성이라는 양극적 현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