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에 대한 본질적 고찰로 전통적인 인식을 파괴하다
오늘날 기술은 눈부시게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인류는 전례 없는 기술 만능론 또는 기술 우울증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인공지능(AI의 경우 대량 실업 같은 현실적인 문제와 더불어 윤리적 문제, 생명과 관련한 철학적 문제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은 혼돈에 빠지고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인류가 발명한 기술이라는 수단을 본질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인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과거 2000년 동안 인간은 다양한 형태의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왔다. 쉽게 말하자면 기술이란 인간이 자신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다. 전통적 관념에서는 형태를 지닌 생산품, 즉 하드 기술만 기술로 인식해 왔으나, 형태가 없는 기술, 예를 들면 규칙이나 제도, 법규 같은 소프트 기술이 인류에 미친 영향 또한 지대하다. 실제로 미래를 주도할 것으로 인식되는 나노 기술, 정보 기술, 공학 기술, 금융 기술, 안전 기술 등은 모두 소프트 기술에 속한다.
공업 문명에서 소프트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문명으로의 전환 분석
장기간 기술로 간주되지 않았던 소프트 기술의 본질을 탐구한 이 책은 국가와 기업의 소프트 파워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기술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다. 특히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중국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저자는 중국 같은 개발도상국이 미국, 유럽 등 서방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면 하이테크 산업에 인력과 물자를 쏟아부으면서 하드 기술에 주력할 것이 아니라 조화, 균형, 공존을 원칙으로 하는 소프트 기술에 주력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하드 기술과 소프트 기술의 통합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을 추동하고 있는 IT,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은 하드 기술과 소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