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제1부
가슴 소쿠리
꽃피는데
6월, 가뜩하여라
냉이꽃밭쯤
갸웃갸웃, 달개비꽃
당신을 귓가에 대어본다
봄비로, 가을비로
모락모락, 큰 꿈
내 영혼의 슬픈 눈
저만치 네가 왔다
어스름 봄날
눈썹 두? 줄
꽃사과 꽃봉오리
당신이라니요
5월이 되어도
그…… 꽃……
지나갔네
여름 편지
열나흘 달빛
불멸에 가까운
결국은, 당신에 대하여
제2부
큰 회화나무 꽃 떨어진 무늬
그래, 그래서
그런 마알간 날
솟는 풍경
수수한 저녁
들길, 대화
알지 못하는 곳
너의 설움
직립(直立의 날
철원, 겨울
꽃잎 지듯, 져 내리기를
변함없으셔서
아늑한 얼굴-N시인에게
새파란 극명(克明
연민(憐憫 한 장
중얼거리다
세상책
은사시나무, 겨울
말았으면, 제발
우리가……
제3부
난처(難處
난처한 눈빛
억새풀
홍초 잎사귀
사흘이 지나고, 나흘이 지나도
그토록, 저토록
그날치의 이별들
결절(結節
난롯가의 여교사들로 인한,
그래야만 했었다-불멸의 연인
깻묵
가혹한 관념
죽은 지 꽤 오래되었다는
아슬아슬한 몸
냉랭하게
느닷없이
불쑥, 꽃다지 꽃이랑
욕(辱 구경, 꽃구경
입추
새털구름 보며
말끝을 흐리는
눈물 들판
작품 해설 /홍용희(문학평론가 마음의 극명과 사랑의 시학
출판사 서평
한영옥 시인은 197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래, 무리하지 않는 무리 없음으로 편안하면서도 잔잔하고, 애잔하면서도 서글픈 우리네 속살 같은 시편들을 써왔다. 이번 시집『아늑한 얼굴』은 그가 펴내는 다섯 번째 시집으로, 전작들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여전히 비루먹은 사랑과 삶과 사람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슬픔을 주 테마로 삼고 있다.
그의 시들은 마치 저만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의 작은 속삭임으로 나지막한 듯하나, 가슴에 새기는 그 순간 아프고 저리고 지문처럼 심장에 물결 지는 못 자국 같은 생채기를 남긴...
한영옥 시인은 197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래, 무리하지 않는 무리 없음으로 편안하면서도 잔잔하고, 애잔하면서도 서글픈 우리네 속살 같은 시편들을 써왔다. 이번 시집『아늑한 얼굴』은 그가 펴내는 다섯 번째 시집으로, 전작들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여전히 비루먹은 사랑과 삶과 사람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슬픔을 주 테마로 삼고 있다.
그의 시들은 마치 저만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의 작은 속삭임으로 나지막한 듯하나, 가슴에 새기는 그 순간 아프고 저리고 지문처럼 심장에 물결 지는 못 자국 같은 생채기를 남긴다. 이유인 즉 너만 겪는 일상에서의 건져짐이 아닌 나의 일상에서도 보이고 만져지는 일상적인 삶의 체험에 있어 일차적인 공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만히 걸어 들어간 시인의 시속에서 우리는 그러나 그리 만만치 않은 관조라는 삶의 바위고개와 맞닥뜨리게 된다. 바위고개를 넘어가는 방법에는 여럿이 있으나 시인이 택한 것은 이른바 아주 느린 방식의 걸어감이다. 바위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고, 바위에 앉았다 가는 새들의 발자국도 좀 엿보고, 바위를 두드려도 보고 바위를 쓰다듬어 보기도 하면서 바위를 알고 바위를 견디어 바위와 대화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러야 발을 내딛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바위를 깨는 식의 불꽃 튀는 방식의 대결구도는 일찌감치 피한 채 시인이 택한 참 평화…
하지만 ‘아늑한 얼굴’로 고요해지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