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세현의 첫 번째 산문집
<설렘>
을 펴낸다. 1983년 제1회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공모 시 부문에 당선되어 지금껏 활발한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이번 산문집을 통해 욕심내지 않는 글쓰기의 한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화려한 미사여구로 치장한 글이 아니어서 그 색은 어둡고 칙칙한 회색에 가깝다. 이는 글쓴이인 저자를 살핌과 동시에 나를 돌아보게 하는 여백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 틈이 곧 숨구멍일 수 있다는 사실은 책 곳곳에 나의 생각들이 틈틈이 메모되어 있음이 증명한다.
또한 교조적인 가르침과는 거리가 있다. 이 책은 전체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2부를 채우고 있는 것이 그의 시론이다. ‘시를 지망하는 K부인에게’라는 제목 아래 그가 펼쳐 보이고 있는 시론은 말랑말랑한 산문성을 자랑하는 시에 가깝다. 글의 어떤 순서나 흐름을 생각해서 페이지를 따라 읽을 필요가 없다. 그냥 내키는 대로 펼쳐 읽다 보면 일상에서의 사사로운 일들 속에 시를 발견하는 수고, 거기 시가 있다는 걸 그가 일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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