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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방송 글, 방송 말 : 방송언어의 이론과 실제
저자 김기덕
출판사 나남출판(사회비평사
출판일 2011-11-15
정가 10,000원
ISBN 978893008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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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책을 내게 된 동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말이 형편없이 파괴?파손되고 있는 현상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고, 다른 한 가지는 방송 글 특히 방송기사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어서다.
나는 우리말과 글을 매우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관심 또한 남다르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말과 글의 파괴현상은 더 이상 놔두어서는 안 될 심각한 상황까지 와 있다고 진단한다. 우리말과 글을 이처럼 형편없는 모양으로 만든 원인은 무엇인가? 나는 그 주범(‘주범’이라는 단어를 쓰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이 방송이라고 생각한다. 방송기자를 천직으로 알고 일해 온 사람이 방송을 주범이라고 지목하는 것이 가슴 아프기도 하고 불행한(?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말과 글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나의 진정을 이해하리라 믿는다.
비어, 속어, 은어, 천박한 말, 욕설, 태생을 알 수 없고 의미도 야릇한 조어 등을 TV나 라디오에서 마구 쏟아내고 있어 수용자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다.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는 출연자들이 막말과 이상한 말로 파괴·파손에 가장 앞장서고 있고, 심지어 우리말을 다듬고 가꿔야 할 아나운서들조차도 잘못 쓰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본다. 방송에 말이 아닌 ‘괴성’이 난무하고 있다고 표현하면 지나친 것일까? 방송사에서 아나운서를 포함한 출연자들에게 방송언어를 반드시 교육시켜 출연하도록 해야 하는데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방송과 함께 우리말과 글을 파괴하는 또 하나의 범인은 인터넷 메신저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채팅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서 쓰는 언어는 어떤 원칙이나 근거 없이 아무렇게나 만들어 사용하는 것으로서, 이것들이 실제 대화나 글자로 쓰이면서 올바른 언어를 파괴하고 있다. 아무렇게나 써도 커다란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문제는 올바른 우리말과 글에 대한 국민 모두의 인식이다. 세련된 말과 글은 교양인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