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장 앞에서 7
축제의 힘을 믿든 말든 -의좋은형제축제 13
학구 많은 축제 중에서 -영암왕인문화축제 33
어쩔 수 없이 그럴싸하게 -영산포홍어축제 51
의령의 진짜 유령은 -의병제전 71
이런 나를 좀 보라고 -밀양아리랑대축제 91
에헤라 품바가 잘도 논다 -음성품바축제 113
어느 천년에 그거 다 했어 -강릉단오제 137
갈라져야 쓰것네 -젓가락페스티벌 161
이건 먹고 들어가는 콘셉트 -완주와일드푸드축제 185
이제 그만 거꾸로 거슬러 올라야 할 -양양연어축제 209
제철은 아니지만 제 길을 찾아 -벌교꼬막축제 235
작지만 맞춤한 것들을 만나기 위해 -지리산산청곶감축제 261
축제장을 나서며 287
추천의 글 291
■ 이상하고 아름다운 축제들
『전국축제자랑』은 열두 곳의 축제를 대상으로 한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의 축제를 고루 글감으로 삼았다. 여행은 부부가 가졌던 사소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된다. 그건 ‘한국 사람들은 왜 이럴까’ ‘한국이라는 공간은 왜 이럴까’. KOREA, 즉 대명사 K로 상징되는 한국의 특징적인 그 무엇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말 안 해도 뭔지 알 것만 같은 의아함이 둘을 지역 축제의 세계로 이끈다. 가치판단을 일단 보류한 채 축제의 현장으로 빠져든 그들에게 K-축제는 이상한데 진심이고, 미심쩍은데 아름다운 여행이 된다. 거기에는 지역을 사랑하고 축제를 즐기는 주민들, 사소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만의 빛을 발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그곳에는 위축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분투가 있고, 어딘가 너무나 한국적인, 그래서 이쯤이면 고쳐야 할 관습도 있다.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있다. 이토록 이상하고 아름다운 K-축제의 열두 가지 빛과 그림자가 『전국축제자랑』에서 자유롭게 오간다. 그 문장의 탄성과 사유의 탄력이 한번 잡은 책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
■ 진심이라 빛나는 사람들
각 지역의 문화와 역사, 공간의 특성이 곧 축제의 주제가 되고는 하지만 결국 그 축제를 채우는 건 사람이다. 로맨틱함과는 아무런 관계를 찾을 수 없는 축제장에서 어리둥절한 프러포즈를 감행하는 커플, 한시 백일장에 진지한 자세로 나선 어르신들, 밀양 아리랑을 주제로 장기자랑을 준비한 고등학생, 어떤 곳이든 에너지를 발산하는 청소년들, 전국을 다니며 연싸움을 하는 이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애쓰는 사회자, 몇 되지 않은 관객 앞에서 열창하는 무명 트로트 가수, 축제 곳곳에 애향심 섞인 훈계를 던지는 지역 주민……. 잘 알지 못했던 장소를 찾아 축제를 탐험하며 만난 건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쇠락한 지역을 위한 분투든, 오랜 세월 지켜온 전통적 가치든, 별다른 이유 없이 그저 좋아하는 열정이든 상관없이 거기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