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프롤로그_출산이라는 사회 정찰대
<첫째 날 외면 받은 고전 ‘출산’>
출산,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낯선 세계
부끄러움은 산모의 몫 / 당신들의 무지(無知는 왜 부끄러움이 아닌가?
출산이 자연이라는 허구
출산을 둘러싼 물음들 / 결코 자연스럽지 않은 출산
이제 출산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인간다움을 생각하다 / 무지(無知는 악이다
편집당하지 않는 출산을 위하여
출산은 콘텍스트다 / ‘엄마 됨’과 출산
그리고 나는 아이를 낳았다
나 홀로 전장에 나가다 / 아기는 엄마보다 힘들다는 말
여인이여, 엄마가 될지어다
보편 인류에서 여자로 / 모성은 신화다
출산 이야기는 부끄러운 것인가?
나의 출산을 이야기해주는 언어가 필요하다 / 부끄러움을 미분하니 상처가 남았다
<둘째 날 나는 출산에 대한 무지를 고발한다>
임산부의 마음
백 퍼센트 안전한 산모는 없다 / 수치심과 모욕감 사이 / 출산은 문제‘들’이 폭발하는 현장이다
임신, 그 무거움에 대하여
군대 왔다고 생각하세요 / 직장 여성이 임신할 때 벌어지는 일들
우리는 출산을 모른다
굴욕스러운 출산 전 처치들 / 출산이 폭력이 되는 이유 / 나의 출산을 타인의 손에만 맡길 수 없다 / 막달에 옮긴 병원 / 진통이 시작되다 / 선생님, 저 좀 살려주세요! / 대환장의 시간들 / 산후조리원을 없애라고? / 산모를 애도하라
나의 출산 후 일기
아기가 중심이 된 일상 / 출산 뒤 찾아오는 낯선 감정들 / 집 안에 갇힌 날들 / 자식들 위해 기도하던 할머니 / 서글퍼진 나의 몸 / 남편 퇴근만 기다린다 / 아빠들은 여전히 바쁘다 / 출산 이후, 세계가 변한다 / 알수록 슬프다 / 82년생 김지영이 시대착오적인가? / 가사노동은 사소한가 / 뭐 어때, 이제 진짜 아줌마인데
<셋째 날 엄마에 대하여>
세상의 모든 여성들
나이 들면 다 ‘엄마’가 되나? / 중국의 그녀 / 아프가니스탄의 그녀
엄마
출산은 현실적인 모든 여성문제의 깔대기다
이전 세대와 비교할 때 현대의 여성들은 ‘비교적 평등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그 ‘평등한 삶’은 대개 여성이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우리 집 문 앞’에서 멈춘다. 바로 여성의 몫으로 남겨지는 임신과 출산 때문이다. 사실 현대 여성들에겐 이 과정에 진입하기 전까지 스스로 ‘여성’임을 자각‘해야’ 하는 순간이 별로 많지 않았을 터다. 성장 과정에서 차별을 받지 않았고, 교육의 기회도 균등하게 누렸으며, 웬만해서는 취업시장에서도 차별받지 않고 자랐기 때문이다. 덕분에 많은 여성이 본인의 바람을 좇아 적극적으로 세상에 개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임신과 출산의 경험은 여성들에게 ‘당사자성’을 각인시키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보여주고, 다방면에서 불거지는 경제적 격차의 문제를 실감하게 해주며, 이 사회의 후진적인 젠더 감수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많은 여성이 “출산 논의 없는 여성주의는 가짜다.”라고 외치는 것이다.
산업화한 출산
현행 출산 문화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출산이 전적으로 ‘남의 손’이나 ‘기관’에 의존적이며, 그 방식 또한 천편일률적이라는 것이다. 일단 출산은 거의 병원에서 이루어진다. 출산 직전 병원에 가서 의사와 함께 아기를 낳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맹신하는 탓이다. 그러다 보니 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과 의료개입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이 실로 막대해졌다. 대다수 임산부가 병원에서 권하는 출산 관련 처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의료진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어 급기야 그들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 이르며, 사회가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주류 방식에 대해 의문조차 갖지 못하게 된다. 초음파 검사에 순응해야 하고, 자연주의 출산을 포기하며, 불임이라 판단되면 시험관아기 시술에 돌입해야 하고, 출산 후에는 가족의 손길 대신 의료 환경을 이유로 산후조리원을 선택해야 한다. 이처럼 임신과 출산을 둘러싼 거의 전 영역은 알게 모르게,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