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1부 개인
1_몸에 대한 시선의 역사
2_유리거울, 외모 지상주의 시대의 서막을 열다
3_한국 남성의 새로운 통과의례, 포경수술
4_기생충 박멸운동의 역사
5_가문에서 개인으로, 이름 석 자에 담긴 역사성과 사회성
6_태초에 도장이 있었다
2부 가족과 의식주
1_낯설어라 사랑, 낯뜨거워라 연애
2_현모양처론, 메이지 시대의 이데올로기
3_서자와 양자의 분쟁사
4_장보기, 남자들의 바깥일에서 여자들의 집안일로
5_가족을 ‘관객’으로 만든 TV
6_‘쌀밥에 고깃국’, 천년의 소원
7_담배 냄새가 ‘향香’이던 시절
8_가짜 양주에서 폭탄주까지
9_목숨과 바꾼 온기, 연탄
10_과거사가 된 ‘셋방살이 설움’
11_375칸짜리 ‘장안 제일가’와 옥인동 아방궁
3부 직업과 경제생활
1_천직? 평생직장? 그 아련한 추억
2_‘정경유착’과 ‘가족 같은 회사’의 민낯
3_위세의 상징, 가마에서 인력거로
4_몸 고생에 마음 고생
5_침모, 식모, 파출부, 가사도우미
6_‘구멍가게’에서 슈퍼마켓으로
7_외식시대를 개척한 음식, 탕수육과 짜장면
8_‘소 보험’에서 ‘암 보험’까지, 시대의 불안감
9_망한 나라의 99칸 대가大家, 여관이 되다
4부 공간과 정치
1_서울을 바꾼 ‘황제어극 40년 망육순 칭경 기념예식’
2_한양도성, 유물이 된 서울사람의 정체성
3_일제가 독립문을 보존한 이유
4_무방비 도시, 서울
5_영생불사의 동상으로 거듭난 위인들
6_교통신호기, 인간을 지휘하는 기계의 출현
7_불신받는 국가의 얼굴, 경찰
8_참언과 예언에 혹하다
5부 가치관과 문
탁월한 한국사 파수꾼 전우용이 캐낸
당연한 것들의 뜻밖의 역사
지은이 전우용은 케케묵은 사료더미나 뒤지는 책상물림 역사학자가 아니다. 일상과 주변에서 역사의 의미를 찾고, 현실 문제에 관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오늘을 사는 역사가이다. 그는 ‘역사학자 전우용의 한국 근대 읽기’ 첫 번째 책이었던 《우리 역사는 깊다》 등을 통해 ‘교과서’가 놓치고 있는 ‘오늘’의 뿌리를 찾아 성찰의 자료로 삼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이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내 안의 역사―현대 한국인의 몸과 마음을 만든 근대》에서도, 지금은 희미해진 연탄, 도장, 침모에서 무심코 넘겼던 현모양처론, 접대문화의 기원까지 파고들어 우리의 일상과 의식에 깃든 뜻밖의 역사를 들려준다. “보통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은 수백만 년에 걸친 인류 진화의 결과물이며, 인간의 철학, 사상, 가치관뿐 아니라 개별 인간의 몸도 역사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시간을 이기는 것은 없다. 세월이 흐르면 망가지고, 변하는 것이 비단 물질만이 아니다. 시대에 따라 옳고 그름은 물론 미추美醜와 미덕의 기준마저 바뀌기도 한다. 이를테면 우리 몸을 보는 시선도 지금이야 날씬함과 구릿빛 피부를 이상형으로 치지만 뚱뚱한 몸, 햇볕에 그을지 않은 허여멀건 피부가 귀족의 표상인 적도 있었다.
한때 우리가 미덕으로 꼽았던 ‘현모양처론’이나 박력?추진력은 일제가 필요해 의해 주입한 것이었다. 현모양처론은 중세 유교의 덕목이 아니라 메이지 시대 일본에서 창안된 천황제 국민국가의 여성관이다. 남성이 나라에만 충성할 수 있도록 뒤에서 가정을 맡아 꾸리며 자식을 충성스런 신민으로 키우는 것을 여성의 미덕으로 내세운 것이 ‘현모양처론’의 실체다(77쪽.
세월호 사고에서도 드러났듯 1970년대까지 모범생의 조건이었던 온순?착실과 이에 대비되는 박력?추진력도 일제가 남긴 의식 조작의 흔적이다. 남이 시키는 대로 순순히 따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