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문학은 손바닥만 한 세계관에 지배당해 왔는가.”
11가지 분석 도구를 통해
우리의 무의식을 침투하는 날카로운 질문들
가장 깊이 있고 독창적으로 명료한 책 중 하나. 그동안 무엇이 감춰져 왔고 무엇이 거짓으로 포장되어 왔는지를 러스는 무척 흥미롭고도 전복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문학 비평은 이제 더 이상 예전처럼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 마지 피어시,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저자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여성의 글쓰기가 어떻게 억압되어 왔는지 11가지 항목을 들어 반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목차이자 러스의 관점을 잘 보여주는 11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금지하기: 여성들이 글쓰기에 필요한 자원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자기기만: 무의식적으로 여성의 글을 무시하거나 평가절하 할 수 있도록 사회적 편견 만들기.
행위 주체성 부정하기: 여자가 썼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기.
행위 주체성 오염시키기: 외설적이다, 미쳤다, 개성 없다는 식으로 글 쓴 주체 더럽히기.
이중 기준으로 평가하기: 여성의 경험과 여성의 예술이 맺는 관계에 이중 잣대 들이대기.
잘못된 범주화: 여성 예술가를 아내, 어머니, 딸, 자매, 연인 등으로 분류하기.
고립시키기: 단 한 편의 작품만을 특별하게 만들어 외떨어진 성취 신화 창조하기.
예외로 취급하기: 문제의 여성 작가를 유별나고 이례적이라고 선언하기.
본보기 없애기: 여성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본보기를 박탈해 전통 끊어 버리기.
회피하게 만들기: 여성 스스로 여성의 정체성을 부정하게 만들기.
미학적이지 않다고 보기: 무엇이 보편이고 미학인지 규정하고 대중화하기.
러스는 자신의 문학적 테크닉을 학문적인 작업에 유감없이 발휘하는데, 그러면서도 분석 요점에서 벗어나지 않고 명징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여성에게 초점을 맞추면서도, 여성이 지배 권력 구조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유일한 집단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무의식을 침투하는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