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_코로나가 뒤엎은 삶 … 004
1부 나는 왜 코로나에 걸렸나 -감염경로
‘중국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UN본부가 있는 뉴욕과 제네바에서 벌어진 일
_인간의 본성에 차별과 혐오가 있다 … 016
카타르에서 애타게 “나는 한국인입니다”를 외치다
_절박한 난민, 태연한 텃세 … 026
자유의 나라 미국에 갇히다
_감염병과 이동권 제한 … 034
나의 사적인 뉴욕 감염경로 역학조사 끝에
알아낸 것
_이민자들에 대한 멸시 … 044
2부 성북구 13번 확진자의 사라진 인권을 찾아서 -두려움과 확진
증상 발현, 부모님을 만나지 못하다
_구조적 차별과 감염병 … 052
귀국길, 팬데믹보다 무서운 인포데믹
_가짜뉴스와 피해자들 … 060
“혹시 너 코로나 걸렸니?”
_확진자에게 개인정보는 없다 … 068
3부 음압병실의 모르모트 -병원 격리
음압병실의 모르모트
_인권의 최소 조건 … 080
24시간 감시카메라에 걸리다
_CCTV와 블랙박스의 나라 … 088
견딜 수 없는 고립감 속에서
_내가 잊었던 가장 소중한 인권 … 094
벽에 말 걸기 공포
_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 102
자가격리자들에게 손목밴드를 채우자고요?
_네가 어제 한 일을 국가는 모두 알고 있다 … 108
‘이기적인 의사들’과 ‘덕분에’ 챌린지 사이의 간극
_의료진의 노동권과 파업권을 생각한다 … 118
선물과 뇌물
_정과 공정거래 사이 … 128
4부 완치자가 아니라 ‘회복자’입니다 -코로나 후유증과 퇴원 후 회복기
코로나는 완치될 수 있는가
_혈액기증 이슈와 코로나 후유증 … 136
재양성자가 나타났다, 친구들이 나를 피한다
_국가와 언론은 괴담을 유포해서는 안 된다 … 144
유럽인들과 K-방역에 대해 토론하다
_애국심과 자문화중심주의의 덫 … 154
대학 내 온라인 강의와 등록금 논란
_디지털 시대의 불평등과 격차 … 160
코로나가
나는 UN에서 인권이사회 자문위원 등으로 6년간 일해오던 중에, 2020년 3월 UN체제학회 참여차 뉴욕으로 출국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코로나19는 내 명함에 새겨진 온갖 직책과 직위를 떼버리고, 그저 확진 순서로 넘버링된 번호로 관리되고 격리되고 처리되는 확진자로서 이 사회의 혐오와 모욕과 부조리를 온몸으로 겪어내보라고 말하고 있었다. 매 순간 맞닥뜨리는 당혹스럽고 고통스러운 일 앞에서 내가 연구하고 확신을 가졌던 인권에 대한 지식과 신념, 읽고 써온 책들은 한낱 종잇장일 뿐이었다.
고통과 회복, 웃음과 울음, 무지와 깨달음이 뒤엉켜 있는 이 이야기를 당신 곁의 한 친구와 가족이 겪은 일처럼 읽어주길 바란다. 코로나 확진 과정에서 끝까지 아닐 거라 버둥거리고 도리질했던 바보 같은 나의 허세에 웃고, 때론 한 환자가 홀로 격리된 채 감당해내야만 했던 고통에 울고,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코로나라는 대재앙 속에 적당히 덮어두었던 ‘인간다움’의 가치에 대해 기억해주길 바란다.
코로나19가 사라진 자리에도 바이러스와 전염병, 혹은 한 인간을 세계로부터 격리하고 처리해야만 하는 재난은 계속 들이닥칠 것이다. 이 책이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리고 놓친 것들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_프롤로그에서
신상 털기, 마녀사냥, 가짜뉴스, 감시카메라, 정신질환, 후유증…
코로나 확진자가 된 인권학자,
낙인·차별·배제의 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다
조짐은 있었다. 코로나19가 ‘우한폐렴’ ‘중국 바이러스’로 불리며 서구인들에게는 ‘남의 집 불구경’이었던 그때, 서창록 교수는 UN본부가 있는 뉴욕과 제네바로 출장을 떠난다. 아직 서구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거의 없을 때였다. 그러나 UN 내부에서조차 아시아 국가의 UN 인권위원들에게 은근한 경계와 호기심의 시선이 꽂히고, 그는 이런 시선에 묘한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자신은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고 해명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그래서 우스꽝스럽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