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아기가 없어서 근심에 사로잡힌 왕과 왕비에게 어느 날 너무나 예쁜 공주가 태어나자 왕은 너무 기쁜 나머지 공주의 세례식에 왕의 누나인 마켐노이트 공주를 초대하는 것을 깜빡하고 만다. 하필이면 성질이 고약하기로 유명한 데다가 심술 맞고 마음속에 차갑게 앙심을 품는 공주를 빼뜨렸으니 갓 태어난 어여쁜 공주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어쩜 너무도 예견된 일일 것이다.
드디어 공주의 세례식 날 멋진 옷을 차려입고 태연한 얼굴로 참석한 마켐노이트 공주는 조카인 아기 공주에게 엄청난 저주를 퍼붓는다.
“마법의 주문대로 영혼이여, 가벼워져라,
구석구석 몸뚱이도 가벼워져라,
그 어떤 팔도 너를 드는 데 힘이 들지 않을지니,
오직 네 어버이의 심장만 부서지리라!”
그리고 공주는 고모의 저주대로 중력을 잃어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신세가 되고 만다. 양손에 돌처럼 무거운 걸 쥐고 있지 않으면 어느 순간 둥 하고 떠오를지 모르기 때문에 공주 나름대로 항상 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정작 곤혹스러운 것 주변 사람들뿐 공주는 자신이 무게가 없다는 것을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과 다른 주변 사람들을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다.
몸에 무게가 없다는 것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무게와 함께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마음’도 함께 사라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력을 잃어버려 툭하면 둥둥 떠다니며 몸만이 아니라 생각도, 마음도 가볍기만 해 진지한 얘기도 할 수 없고, 눈물 한 방울 흘릴 수 없는 공주 때문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은 하나같이 기발하며 우리의 막힌 생각을 시원하게 풀어 준다. 또한 몸과 마음을 별개의 것으로 여기지 않고 연결된 하나의 것으로 봄으로써 서로 다른 것을 하나로 관통해 볼 수 있도록 혜안을 열어 준다.
■ 클래식한 이야기와 현대적인 캐릭터의 멋진 조화
우리가 알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