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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에피데믹과 팬데믹 : 선사시대부터 인류를 위협해온 식물병
저자 고영진
출판사 농민신문사
출판일 2020-10-29
정가 25,000원
ISBN 9788979471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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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부 인체병과 팬데믹
● 병이란 무엇일까? ● 감염병의 종류 ● 감염병의 경보 단계 ● 페스트 팬데믹
● 스페인독감 팬데믹 ● 신종플루 팬데믹 ● 코로나19 팬데믹

제2부 식물병과 식물의학
● 식물병이란 무엇일까? ● 식물병은 인체병과 어떻게 다를까?
● 세계 100대 발명품 ‘현미경’ ● 생명체가 아닌 병원체 ‘바이러스’
● 식물병원체는 사람에게 전염될까? ● 식물도 상처를 입으면 고통을 느낄까?
● 식물병은 어떻게 진단할까? ● 식물병은 어떻게 치료할까? 등

제3부 식물병 에피데믹과 팬데믹
● 악마의 저주, ‘곡류(호밀과 수수 맥각병’
● 케네디 가문을 탄생시킨 ‘감자 역병’
● 포도나무에 한꺼번에 찾아온 ‘세 가지 재앙’
● 두 집 살림하는 ‘잣나무 털녹병’
● 스리랑카 산업을 바꾼 ‘커피나무 녹병’
● 미국밤나무 숲을 황폐화시킨 ‘밤나무 줄기마름병’
● 남산 위에 저 소나무를 위협하는 ‘소나무재선충병’
● 미국 검역망을 뚫은 ‘감귤나무 궤양병’
● 진딧물이 옮기는 ‘감귤나무 트리스테자병’
● 로마의 신으로 군림했던 ‘밀 줄기녹병’
● 나무좀과 공생하는 ‘느릅나무 시들음병’
● 코코야자나무를 넘어뜨리는 ‘코코야자나무 카당카당병’
● 코코야자나무 킬러 ‘코코야자나무 치사누렁병’
● ‘벵골 대기근’을 일으킨 ‘벼 깨씨무늬병’
● 통일벼를 몰락시킨 ‘벼 도열병’
● 바나나 멸종설을 만든 ‘바나나 시들음병’
● 사과나무와 배나무를 불태우는 ‘과수 화상병’
● 미국 옥수수밭을 휩쓴 ‘옥수수 깨씨무늬병’
● 늙은 나무만 공격하는 ‘참나무 시들음병’
● 상처에서 피가 흐르는 ‘키위나무 궤양병’

참고문헌 및 자료
식물병과 이에 대응한 식물의학의 발달사,
이보다 더 흥미로울 수 없다

고대 로마인들은 식물병을 인간이 저지른 죄에 대한 신의 처벌로 여겼다. 이를 피하기 위해 식물병을 지배하는 신 ‘로비구스’를 받들었으며, 그를 즐겁게 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로비갈리아’라는 축제를 만들어 희생양을 바치기도 했다.
이런 비과학적인 믿음은 16세기 중반 현미경의 탄생과 함께 끝났고 식물학도 암흑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세기 후반 아일랜드 감자 역병의 원인을 밝혀내는 과정 중에 미생물이 병을 일으킨다는 ‘미생물병원설’이 정립되면서, 비로소 식물의학이 태동했다.
이후 한천배지와 페트리 접시가 발명되면서 미생물 배양기술이 발전했고, 다양한 식물병의 비밀을 풀어내는 열쇠가 되면서 식물의학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아일랜드 대기근, 케네디 가문의 탄생, 제1차 세계대전 종결,
이 셋의 공통점은? ‘감자 역병’이었다

식물병은 세계사의 주요 대사건을 일으킨 주범이기도 했다. 아일랜드는 1845년부터 1849년까지 감자 역병 에피데믹이 초래한 기근으로 최소 100만 명이 굶주림과 질병으로 사망했고, 200만 명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이민을 떠났다. 그중 미국으로 떠난 아일랜드 이주민 3세가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다. 감자 역병이 없었다면 케네디 가문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일랜드를 강타한 감자 역병은 1916년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독일을 엄습했다. 당시 유럽인들에게 감자 역병은 공포 그 자체였지만, 이미 감자 역병 방제에 매우 효과적인 보르도액이 발명돼 있었기에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독일 군부는 전쟁 수행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르도액 제조에 필요한 황산구리를 농민들에게 공급해주지 않았다. 이로 인해 독일 전역에서 70만 명이 굶어 죽었으며 군인의 가족들도 다수 포함되었다. 독일 군인들은 군수용 감자와 곡물 덕에 굶주리지는 않았지만 전쟁 중 가족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으며 사기가 급격하게 저하됐고, 결국 1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