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생명을 보는 마음 : 생명과학자의 삶에 깃든 생명 이야기
저자 김성호
출판사 도서출판풀빛
출판일 2020-10-30
정가 22,000원
ISBN 9791161727783
수량
여는 글

Ⅰ 동물을 대하는 마음
1. 동물과의 만남
생명을 키웠던 동물농장|집 밖 물의 세상|눈으로 소리로 만난 친구들, 새|설렘과 두려움, 헤어짐과 기다림이 엮여
2. 새의 세계에 들어서며
숨죽이는 기다림|큰오색딱따구리, 50일을 그들과 함께|동고비, 숭고한 돌봄의 삶|10년의 달력을 채우고 또다시
3. 야생조류와 유리창 충돌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세상 속으로 새는 날아간다|충돌을 막지 못하는 허술한 조치|현실성 있는 충돌 방지법
4. 반려동물
외할아버지와 소|반려동물 1000만 시대|우리 집 셋째 똘망이|안녕|끝까지 함께
5.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의 생물
지구에 사는 생물의 종류와 수|왜 다양해야 할까|다양성 파괴의 현실|어떠한 노력이 있었나|발전도 지구 지속도 가능하다는 모순
6. 야생동물의 비운
찻길 동물사고|살길을 터 주는 생태통로|아직도 눈에 선한 아픈 기억
7. 동물축제의 불편한 진실
성공한 두 축제|성공 뒤에 숨은 진실|생명의 윤리는 어디에|식용과 학대의 논쟁
8. 동물원 이야기
동물원에서 만난 슬픈 눈망울|희망을 찾아|희망이 움트는 자리
9. 실험동물
죽어야 의미 있는 존재|당연한 하지만 특별했던 문제제기|윤리적 정당성|저들의 희생으로 향유하는 이들의 건강
10. 동물전염병
바이러스, 누구냐 넌|독감은 독한 감기와 다르다|인플루엔자 바이러스|조류독감|예방적 살처분의 실상|살처분 말고는 길이 없는가

Ⅱ 식물을 대하는 마음
1. 식물과의 만남 - 고마움과 아름다움의 시간
나를 맞이한 녹색의 평원|식탁에 오른 푸른 밭|꽃보다 아름다운|나의 성장과 함께한 꽃과 나무들
2. 공부로 만난 식물 - 식물은 어떤 생명인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힘, 광합성|견고함과 융통성의 공존|지방분권과 전형성능|뿌리,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식물은 오래 산다
3. 식물의 생존전략
전략 1 - 경쟁|전략 2 - 순응과 적응, 저항과 극복|전략 3 - 양분 쟁탈전|전략 4 - 경쟁을 넘어서는 공존|상생의 열쇠
4
따뜻한 공감으로 촘촘히 짜인 과학자의 냉철한 사유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시절이라 일찍 잤다. 일찍 자니 또 일찍 일어난다. 이른 아침, 동서남북 어디로도 막힘이 없는 들녘에서 맞는 풍경과 정취는 특별했다. 바로 전날까지 지냈던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탁 트인 녹색의 싱싱한 들판, 알맞게 물기 머금은 흙의 냄새, 벼 잎마다 맺혀 있는 맑은 아침이슬, 낡은 짚 누리에서 퍼져 오는 잘 썩은 볏짚 냄새, 너무 진하지 않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저수지의 풍경, 벌써 활짝 피어나 살며시 향기까지 퍼뜨리며 서 있는 연꽃 무리, 저수지 넘어 공손히 엎드려 절하는 모습의 정겨운 초가집 몇 채, 굴뚝마다 피어오르는 아침 짓는 연기, 초가집을 포근하게 감싸 안으며 천천히 솟아오르는 잘 익은 감빛의 아침 해…. 이 평온한 모습들은 그 시간 이후로 한 장의 그림으로 어우러져 나의 가슴에 온전히 자리하고 있다. 살고, 살아가고, 또 더러 살아지며 힘겨운 시간을 지날 때마다 스스로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꺼내 펼쳐 보는 그림이다.” -본문 208~209쪽

생명과학자이자 생태작가의 길을 걷는 김성호의 오늘을 만들어 낸 토양은 어린 시절 많은 시간을 보냈던 시골 외가에서의 경험이다. 그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닐 때까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시작하면 바로 내려가서 개학 전날 돌아오곤 했다. 가까이는 집 안과 마당에서 태어나 자란 동물과 식물, 집 밖으로 나가면 넓게 펼쳐진 논과 밭, 산과 내, 담수습지와 해양습지에서 만난 다양한 종류의 수많은 생명체가 그에게 지구라는 넓은 집을 함께 쓰는 존재였다. 그저 심심할 때 신기해서 구경하는 이질적인 종이 아니라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벗이고, 정을 나누는 가족이며, 때론 자신과 그것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가까운 관계였다. 자연이라는 어머니 품 안에서 서로 다른 생김새로 태어나 함께 자라는 생명. 그 안에 그와 그 아닌 다른 모든 존재가 함께라는 것. 이것이 김성호라는 사람이 자연을 받아들이고 모든 생명을 존경과 경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