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1997년 ‘사계절1318문고’라는 청소년소설 시리즈를 선보인 사계절출판사가 2002년부터 시행해온 청소년소설 공모 ‘사계절문학상’이 어느덧 8회를 맞았다. 그러면 수상작도 마땅히 여덟 편이어야 하거늘, 수상작은 아직 네 편밖에 안 된다. 그것도 첫 회는 대상이 아닌 우수상이라 대상 수상작만 놓고 보면 고작 세 편이다. ‘짝수문학상’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회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응모 편수와 상관없이 심사위원들이 엄격한 눈으로 깐깐하게 골라낸 결과이다. 2회『푸른 사다리』(이옥수, 4회『몽구스 크루』(신여랑, 6회『열일곱 살의 털』(김해원, 그 뒤를 이어 8회『합★체』(박지리가 탄생했다. 수상자 박지리는 1985년생으로 청소년 시기를 갓 벗어난 신예 작가이다. 여느 수상 작가들과 달리 이전에 작품을 발표한 적도, 상을 받아본 적도 없으며, 문학 전공자도 아니고, 작가 수업을 따로 받아본 적 없는 그야말로 ‘신인’이다. 작가 코스의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지대에서 자란 작가의 상상력은 그러기에 거침이 없다.『합★체』의 매력이라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게 만드는 묘한 흡인력에 있다.
키 크는 비기가 있다고?
공을 굴리며 관객을 웃기는 쇼쟁이 ‘난쟁이’ 아버지의 키 작은 자식들인 일란성 쌍둥이 오합과 오체는 ‘키 컸으면’이 지상 최대의 목표다. 한 반에서 키로는 1,2번을 다투지만 성격은 정반대다. 수학여행 가는 버스 안에서도 영어단어집을 끼고 살 정도로 형인 합은 전교 우등생이지만 체육 선생이 목숨 거는 농구에는 영 소질이 없고, 자신과 이름이 똑같다며 체 게바라를 형으로 모시는 동생 체는 공부는 꼴찌지만 농구만큼은 자신 있다(아무도 공을 안 주는 것이 문제지만. 어느 날, 체는 동네 약수터에서 우연히 알게 된, 계룡산에서 도를 닦았다는 자칭 ‘계도사’한테 키 크는 ‘비기’를 전수받고, 합과 함께 짐을 꾸려 계룡산으로 수련을 떠난다. 33일 동안 ‘형제동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