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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자동차와 민주주의
저자 강준만
출판사 인물과사상
출판일 2012-03-10
정가 14,000원
ISBN 9788959062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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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세계를 이끌어온 USA.
USA의 지금을 이끌어온 것은 바로 자동차.

자동차는 미국과 미국인을 어떻게 움직여갈까

2008년에 지엠(GM은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라는 타이틀을 빼앗겼고, 2009년엔 크라이슬러가 이탈리아 피아트에 넘어갔다. 이처럼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예전의 위용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자동차 회사가 어떻게 되건 간에 자동차에 대한 미국인의 신앙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는 아메리칸 드림이면서 그 ‘드림’과는 달리 갈수록 소외되고 왜소해지는 미국인의 마지막 피난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인이 다른 나라 사람들과 달리 유별나게 높고 강력한(high and mighty, 영어 숙어로는 ‘오만한’이란 뜻 SUV를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SUV를 타고 높은 시야를 확보해 일반 승용차들을 내려다볼 때 생기는 ‘권력 의지’(258쪽가 왜소해지는 자신을 감춰준다고 착각하는 것인가. 아마 흔들리는 세계 제국 미국이 다른 나라와 세계를 대하는 방식도 이와 같을 것이다.
이런 미국이 SUV에 숨어 오직 자기만의 세계에 몰두할 때 우리 세계에서 민주주의는 가능할까? 아니 민주주의가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가지게 되는 걸까? 자동차를 종교로 삼은 미국인, 아니 한국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던져진 질문이자 숙제다.(289쪽

자동차는 한 국가의 유사 이데올로기
자동차에 대한 인식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유사 이데올로기’라 해도 좋을 정도로 자동차는 한 국가의 중심적인 가치를 대변한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의 역할을 살펴보면 ①근대화 상징, ②국가적 자부심 상징, ③국토 재발견 수단, ④공동체 의식 재편성 기제, ⑤지위 구별짓기 수단 등 다섯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땅덩어리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자율’과 ‘이동성’만 추가하고, 세계 자본주의 후발 주자로서 한국인에게 중요했던 ‘근대화 상징’만 빼는 걸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