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사하라 존스에게는 서로 다른 두 가지 문서가 있습니다. 하나는 학교 상담선생님이 보관하고 있는 학생 생활기록부인데 그 속에는 사하라가 ‘특별 교육’이 필요한 5학년 학생이라는 증거가 담겨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지금 사하라가 남몰래 쓰고 있는 《가슴 아픈 인생담과 놀라운 모험 이야기》라는 책이랍니다.
이 책은 엄마가 사하라를 ‘특별교육’에서 제외해 달라고 학교 선생님에게 요구하면서 시작됩니다. 결국 사하라는 특별교육을 안 받는 대신 유급을 해서 5학년을 다시 다니게 되지요. 하지만 사하라는 자신이 무엇을 하건 다 상담선생님이 보관하고 있는 생활기록부에 기록되고 말 건데 공부는 해서 뭐하나 하는 절망에 빠집니다.
그런데 의외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5학년 담임으로 새로 부임한 뾰족이 선생님. 선생님은 자주색 립스틱을 바르고 ‘수수께끼 풀기’나 ‘시간 여행’ 같은 이상한 과목을 가르치는 등 사하라가 지금껏 전혀 본 적이 없는 그런 선생님이었어요. 사하라는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일기를 쓰게 하자 차츰 거기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유급생 사하라는 뾰족이 선생님의 특이한 수업 방식과, 이야기 들려주기, 남몰래 아이들을 뒤에서 격려하는 모습을 통해 차차 두려움을 극복하고, 두 가지 문서 중에서 어떤 게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지 알아낼 용기를 얻게 됩니다.
지은이 에스메이 라지 코델은 배를 잡고 웃게 만드는 대화와 개성적인 인물 묘사가 두드러진 이 소설을 통해, 재능은 있으나 자신감을 잃은 한 아이와 이 아이에 대한 믿음으로 아이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한 열성적인 교사의 모습을 멋지게 그려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