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현대사,
그 격동의 시간을 사진에 담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로 비쳐질까? 지난 70년간 《뉴욕타임스》에 실린 한국 관련 기사 중 정치나 전쟁 관련 주제가 60퍼센트에 육박한다는 조사(한국학중앙연구원, ‘미주 언론에 비친 한국’, 2018. 1 결과가 말해주듯, 외국 언론과 외국인들에게 비친 한국의 모습은 여전히 편향적이다. 북한과 관련된 정치 이슈에 한정되어 있거나, 케이팝이나 드라마처럼 한류라는 틀에 갇혀 소비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나, 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한국. 이 책은 ‘삼성’이나 ‘한류’처럼 단편적으로 소비되는 한국이 아니라, 경제 성장과 민주화라는 두 가지 기적을 동시에 이루어낸 한국, 역동적이며 활기 넘치는 한국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360여 점의 사진으로 읽는 한국의 역사
근대식 군복을 입은 군인과 한복을 입은 소년이 한 프레임에 담긴 사진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외국의 사진작가들에게 포착된 한국은 어쩌면 이렇게 이질적이고 생경한 풍경의 나라였는지 모른다. 이들의 눈에 비친 1800년대부터 2017년까지의 한국은, 빈번하게 외세의 침략을 받고, 35년간 일본의 지배를 겪어내고, 민족 간에 전쟁을 치르면서도 강건한 삶의 의지를 잃지 않는 민족이자,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뤄낸 저력의 나라로 비쳐진다.
그들이 찍은 사진 속에는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한국인의 일상, 조선 땅에 서서히 침투하기 시작하는 일본의 야심,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엔군들의 전투 모습과,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고통 받는 한국인들의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 역사의 흔적들을 쫓아가다 보면 지금 한국인의 정서와 정치적 지형, 문화적 성향 등이 어떻게, 왜 그렇게 형성되었는지 엿볼 수 있다. 사진이 기록하는 것은 단지 ‘사실’이지만, 그 기록 너머에서 지금의 한국, 지금의 한국인의 내면을 형성한 정치, 사회, 문화적 맥락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극적인 사건과 사고를 수없이 겪은 굴곡의 역사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