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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살아있다는 건 : 내게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야생에 대하여
저자 김산하
출판사 도서출판 갈라파고스
출판일 2020-09-21
정가 16,500원
ISBN 9791187038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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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며 - 코로나19 시대에 살아있음에 대하여
들어가며 - 살아있다는 건

1장 변하는 계절에 녹아들기
[상모솔새의 날갯짓] 계절과 관계없이 늘 씩씩하기
[갈라지는 겨울눈] 봄의 꿈틀거림에 동참하기
[잠] 추울 땐 그저 평화롭게 잠들고 싶을 뿐
[지금, 여기] 비본질주의와 작별하기
ㆍ 생태계의 일원이 된다는 것의 의미

2장 존재의 고유한 부분집합 찾기
[꽃가루의 가능성] 작은 기회도 묵묵히 살리기
[나무의 춤] 때가 되면 훌훌 털어버리기
[기다림의 미학] 난관이 스르륵 지나가게 하기
[애착 발생] 존재의 빈자리를 남겨 두기
[애벌레의 속도] 각자의 보폭으로 걷기
ㆍ 고유하고 다양한 삶들의 공존

3장 사랑을 몸속에 작동시키기
[잠자리의 짝짓기] 실패할지라도 발걸음을 내딛기
[겨울잠과 봄] 마음이 들떠 너무 일찍 깨듯이
[부름과 화답] 두려워 않고 반응을 기대하고 기다리기
[힘과 땀] 심장에 목소리를 낼 기회를 주기
ㆍ 사랑은 상태가 아니라 행동이다 _ 전시 〈여우기〉로부터


4장 살아있음으로 채우기
[분더러스트] 괜히 이곳저곳 누비기
[마음의 범위] 열탕과 냉탕을 무한 반복하기
[휴식과 자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
[놀이와 재미] 때와 장소와 재료를 가리지 않는 놀이 정신
ㆍ 야생동물과 인간에 관한 미학적 시선

5장 오래 바라보고 함께 존재하기
[계산 없는 환대] 일상적인 만남도 뛸 듯이 반갑게
[감응 능력] 생명에게 그냥 마음을 열 수 있다면
[우연한 만남] 별 볼 일 없는 사이라도 마주치면 응시하기
[불청객과의 소풍] 자연에 대한 이분법 탈피하기
ㆍ 동물축제 반대축제

나오며- 언젠가 죽는다는 건
동물의 계산 없는 환대, 한 줌 흙을 비집고 피어난 식물,
세상을 되살리는 봄의 생명력 …
- 과학이 측량할 수 없는 자연의 씩씩한 태도에서 살아있음을 배운다

삶은 흘러간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여기에, 얼마나 살아있을까? 우리는 종종 살아가는 일에 벅차 살아있음을 잊곤 한다. 오늘의 삶은 다음으로 미루고 멀리까지 계획을 세운다. 틈날 때마다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정신을 비워두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의 삶 속에 완전히 존재하기 어렵다.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서는 어떠한가. 타인을 이해하며, 사랑하며, 공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혹시 모를 두려움에 나를 아끼느라 삶 또한 아끼고 있는 건 아닌가.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야생 동식물들은 이처럼 삶을 우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오로지 지금이 있을 뿐이다. 늘 현재를 사는 그들은 계산하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실패할지라도 발걸음을 내디뎌 사랑을 찾는다. 저자는 빗속에서 잠자리 한 쌍이 기하학적 모양으로 함께 날며 짝짓기를 하는 모습, 여우가 눈이 눈 속에 점프하며 얼굴을 파묻고 놀이하는 모습,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새인 상모솔새가 추운 계절에도 그 작은 입에서 입김을 보이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 등을 묘사하며 살아있음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저자가 다양한 야생 동·식물과 자연을 관찰하며 그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철학을 31묶음의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 것이다. 이를 통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당신이 살아있다는 특별한 사실을 잊지 않기를. 숨 쉬듯 당연하여 생각해보지 않았던 우리의 생명이 언젠가 죽음으로 영원히 끝날 것이며, 그러므로 소중하고 빛나는 시간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이토록 소중한 삶이니 부디 아끼지 말고 살기를. 혼자가 아닌 함께, 제각기 고유한 모습을 존중하며 같이 살아갈 길을 모색하기를. 그리하여 우리 모두 가장 본성에 가까운 존재로 사는 길을 알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