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부 여성의 정신건강이 위험하다
1장 건강과 질병은 운명이 아니다
사회적 결과로서의 건강 /스트레스는 사회적이다 / 현대사회의 문제: 우울과 정신건강
2장 여성의 정신건강이 위험하다
‘젠더 패러독스’라는 현상 / 정신건강의 성별 격차: 여성의 우울과 불안 / 남성이 가진 문제: 알코올중독과 자살에 대하여
2부 여성은 더 우울하게 태어났을까
1장 뇌와 호르몬으로 설명하기
뇌과학, 신경과학적 접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기 / 문제는 호르몬? / 거식증 이야기
2장 심리적 특성으로 설명하기
여자의 심리적 특성이 문제인가 / 우울에 취약한 성격? / 혼자 살 때 여성과 남성은 어떻게 다른가
3장 우울의 진짜 원인을 찾아서
자살은 ‘우울증’이란 ‘질병’ 때문인가 / 사회는 우울의 원인이자 스위치/ 여성 말고 누가 우울한가
4장 여성으로 살아가기: 성별화된 생애과정
여성, 남성으로서의 역할과 정체성 / 근본원인으로서의 젠더
3부 무엇이 여성을 더 우울하게 만드는가
1장 여성에게 관계는 축복인가 굴레인가
배우고 내면화되는 관계지향성 / 양날의 검, 관계 / 슬픔의 전염은 누구에게 잘 일어나나?
2장 낮은 지위와 자원이 스트레스를 부른다
지위신드롬/ 누가 삶에 대한 통제력을 갖는가? / 여성에게 적당한 직업? 번아웃을 부르는 직업! / 말릴 수 없는 남편, 통제받는 아내
3장 맘충 아니면 슈퍼맘
엄마라는 이름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 / 저글링하기: 다중역할과 정신건강 / 가정은 두번째 일터: 2교대제 / 슈퍼맘의 길 / 그래도 다중역할이 낫다
4장 좋은 엄마 되기: 불가능한 임무
너무나 소중한 내 아이 / 좋은 엄마의 자격 /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 전문가 엄마의 시대 / 여러 가지 이름, 한 가지 목표
5장 평생 끝나지 않는 노동: 여성에게는 은퇴가 없다
‘신모계사회’는 여성의 노동을 먹고 자란다 / 가족 돌봄의 이유: 남성에게는 있지만 여성에게는 없는 것 / 집 안보다
여성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의 몫
2020년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었다. ‘코로나 블루’의 영향이 컸지만, 사실 우울증 환자는 그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2010년에 64만 명이었던 환자는 2019년에 96만 명으로 이미 100만 명에 육박했다.
그런데 남녀 성비 차이가 상당히 크다. 우울증 환자 중 여성은 66%, 남성은 34%로 거의 두 배 차이가 난다. 게다가 증가세도 여성이 더 가파르다. 2019년 대비 2020년 여성 환자의 증가율은 6.1%였는데, 남성 환자 4% 증가보다 높았다. 특히 20대 여성 환자는 2019년 대비 39.5%나 증가했고, 30대 여성 환자는 2019년 대비 14.8%가 증가해 젊은 여성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왜 우울증은 증가하고 있을까? 그리고 여성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건 어째서인가?
이 책은 우울증이 사회적 질병임을 확인시켜준다. 우울증, 나아가 각 나라별 정신건강의 수준은 그 사회의 정치적 안정성, 실업률 등의 경제상황, 복지 수준, 성평등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유럽만 보더라도 우울의 수준이 낮은 나라들은 북유럽이나 서유럽의 나라들이고 우울의 수준이 높은 건 동유럽 국가들이다. 여성이 더 우울하다는 사실 역시 사회적 여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예컨대 여성이 경제활동 참여를 많이 하고 노동시장에서의 지위가 높은 나라들에서 여성과 남성의 우울증 격차가 적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남녀 격차가 더 커진다. 미국에서는 경제적 자율성 외에도 재생산에 대한 여성의 권리(즉 낙태에 대한 권리가 보장된 주에서 여성의 우울 수준이 낮았다.
기존의 여러 우울증 관련 도서들은 우울증의 생물학적·뇌과학적 원인을 설명하거나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한 심리학적 조언을 담은 것이 대부분이다. 누구나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며 위안을 주는 우울증 환자의 체험기들도 있다. 그런데 이런 관점은 우울증을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개인의 질병 정도로만 보게 하는 문제가 있다. 우울증을 유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