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말
1 우울과 도덕주의: 여는 글
2 에이즈: 문화적 분석/문화적 행동주의
3 감염병의 시대에 우리의 문란한 사랑을 계속하는 법
4 감염인의 재현
5 에이즈, 미술, 행동주의
6 에이즈의 초발환자 서사 ‘페이션트 제로’
7 애도와 투쟁
8 내 침실의 남자들
9 거트루드 스타인 없는 하루
10 당신에게 동의해요, 걸프렌드!
11 애도의 스펙터클
12 매직 존슨을 받아들이기
13 군대니까 말하지도 말라고?
14 로자의 쾌락
15 운동의 절망을 재현하기
16 고통스러운 사진들
17 ‘섹스와 감성’부터 ‘이성과 섹슈얼리티’까지
감사의 글
옮긴이 해설
찾아보기
에이즈 운동이 써내려간 퀴어 정치학의 역사
『애도와 투쟁: 에이즈와 퀴어 정치학에 관한 에세이들』은 미술비평가이자 퀴어 운동가인 더글러스 크림프가 1987년부터 1995년까지 쓴 16편의 글을 모은 책 Melancholia and Moralism: Essays on AIDS and Queer Politics (2002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책에 묶인 크림프의 글들은 미국 에이즈 운동에 대한 비판적 연대기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에이즈 위기에 대한 대응과 반응 속에서 부상한 ‘퀴어’와 관련하여 이론과 운동을 이어주는 연결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에이즈 아카이브의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이 책에서 크림프는 미술작품과 영상, 사진, 도서 등 여러 매체의 에이즈 재현을 비판적으로 살피며 에이즈와 남성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 주류의 비난과 에이즈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투쟁이 쇠퇴하고 동성결혼을 위한 운동을 중심에 두며 주류 도덕을 내면화한 퀴어 정치학을 동시에 비판한다.
이 책이 한국에 소개되는 현 시점은 에이즈가 발견된 지 40년이 지난 때로, 에이즈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는 이들에 한해서는 에이즈 위기가 사그라진 때이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에이즈는 남성 동성애자를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책이 현재 한국의 에이즈 감염인들과 에이즈 활동가, 퀴어 활동가 및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담론을 제공하고, 동시대 한국의 문화 지형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권말에는 상세한 옮긴이 해설을 실어 에이즈 위기의 타임라인을 제공하고, 에이즈 운동과 퀴어 정치학의 관계를 그려주며, 각기 다른 시기에 쓰인 각 장의 의미를 서로 꿰어준다.
크림프는 자신이 공동편집장으로 있던 미술저널 《옥토버》의 1987년 겨울호를 에이즈 특집호 ‘에이즈: 문화적 분석/문화적 행동주의’로 기획하고 편집하면서 에이즈 운동에 발을 디뎠다. 이 에이즈 특집호에 실린 글들은 에이즈 위기와 에이즈 운동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이론화한 가장 초기의 작업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