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7
서론 : 자본의 성무일과 ― 게발트/산파의 한 계보를 위하여 12
I 통치-축적론 49
면역체/전쟁체의 에코노미 : 각자도생의 생명상태에 대해 50
신-G′의 일반공식, 상주정(喪主政의 유스티티움 84
내란적 기요틴의 화폐-칼날 : 여기의 헌법정지에 대해 101
통치기밀과 대항비밀, 지고고문의 흠정과 법-밖의-인간 126
특별법의 잔존이라는 정언명법 : 세속의 미가(Micah로부터 162
II 점거-임재론 182
비정립적 제헌력-의-형태소 : 고공점거 또는 신적인 긴급피난 183
순수매개, 메시아성, 당파성 : 1990년 골리앗 위의 노동해방론 210
도래중인 철탑 아래 : 2013년 7월 20일, 울산의 르포 239
파루시아의 역사유물론 : 크레인 위의 삶을 위하여 253
비인칭적/신적 주이상스의 이념 : 월스트리트의 점거로부터 271
III 불복종-데모스론 297
백지투표의 갈채, 산파의 독재 : 메시아적 게발트가 하는 일 298
바틀비-그리스도론 : 사보타지 또는 신국에 대한 습격 직전 334
보르헤스적 비히모스-만유회복 : 독일정신분석으로부터 355
공통적인 것의 신학정치론 : 카이로스라는 힘의 격률에 대해 376
종말론적인 것과 게발트 : 성(聖-조직의 에클레시아에 대해 400
IV 윤리-종언론 437
“여기서도 역시 문제는 존재-신-론을 끝장내는 것이다” 438
신적인 호명-소환, 대항-로고스적 폭력으로서의 윤리 454
책임의 비상시, 역사 종언의 무대 : 카프카스러운 사회로부터 475
카타스트로프의 발생점들, 파국의 로고스/노모스 492
몰락의 최고주권 또는 선악 저편의 사랑 509
다른 서론 : 신정정치로서의 자본주의 ― 불법의 비밀과 폭력의
화폐의 힘은 신의 권능과 다르지 않다
맑스는 『경제학-철학 수고』에서 셰익스피어의 『아테네의 티몬』을 인용하면서 화폐의 힘이 현실적인 신의 권능을 가졌다고 말한다. “금? 귀중하고 반짝거리는 순금? 아니, 신들이여! … 나쁜 것을 좋게, 늙은 것을 젊게, 비천한 것을 고귀하게 만든다네. … 그렇다네, 이 황색의 노예는 풀기도 하고 매기도 하네, 성스러운 끈을.” 화폐의 사용이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진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의 신성함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 책 『신정-정치』는 이 점에 주목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는 온갖 말을 하므로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 화폐는 온갖 목적에 대해 말하는 인류의 일반언어이므로 모든 수단들의 아버지이자 최종목적이 되는 ‘눈에 보이는 신’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이러한 신의 통치(Theo-cracy를, 신정(神政에 의한 정치의 인도, 가공, 조달, 관리의 공정을 비평한다.
‘신정-정치’라는 조어 속의 하이픈(-의 의미는 무엇일까? 제목의 하이픈은 의도적이다. 그것은 우선 신정에 의해 이끌리는 정치, 곧 신정에 의해 정치가 인도, 사목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책은 목양과 울타리치기로 영양배분(nemein의 법(nomos을 사고하는 목자 모세의 유일한 정치를 비판한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문장 속의 ‘모세’를 비판하면서 시작한다. “축적하라, 축적하라! 이것이 모세며 예언자다!”(칼 맑스, 『자본론』
그런데 하이픈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성스러운 끈’에 의해 삶이 반복적으로(re 묶이고 합성되는(ligio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축적의 평면을 낯설게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낯설게 인식하기”는 이 종교적(religious 축적의 평면이 ‘다르게 존재하는’ 법의 저울에 달리고 재어지며 쪼개지는 시공간의 탄생을 목격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저자는 여기에서 신정과 정치 사이에 그려진 하이픈에 다른 의미를 덧붙인다. 그 하이픈은 신적인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