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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정치를 옹호함 : 정치에 실망한 사람들에게
저자 버나드 크릭
출판사 후마니타스
출판일 2021-04-19
정가 16,000원
ISBN 9788964373705
수량
4판 서문 9
1 정치적 지배의 본질 17
2 이데올로기로부터 정치를 옹호함 51
3 민주주의로부터 정치를 옹호함 91
4 민족주의로부터 정치를 옹호함 121
5 기술로부터 정치를 옹호함 153
6 정치의 친구들로부터 정치를 옹호함 183
7 정치를 찬미함 233
옮긴이의 글 270
미주 283
찾아보기 287
# 정치는 말로써 서로를 달래어 조정해 자유와 질서를 보존하려는 인간의 개명된 행위이다.

모든 사람이 천사라면 갈등은 없을 것이고, 그런 천사들이 사는 곳은 정치가 필요하지 않은 천국일 것이다. 모든 사람이 악마라면 만인은 만인에 대해 투쟁할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사는 곳은 지옥이거나 자연 상태일 것이지, 정치적 공동체는 아닐 것이다. 모두가 동질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곳에서는 아마도 이처럼 정치가 필요 없거나, 불가능할 것이다.
정치는 체계화된 국가가 단일한 종족, 종교, 이해관계 혹은 전통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구성된 집합체라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에서 출발한다. 너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너와 내가 그리는 꿈과 이상이 다르며, 그렇기에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 말이다. 그러나 이 같은 깨달음이 존재한다고 해서 곧바로 정치적인 체계가 설립되는 것은 아니다. 차이는 억압을 통해 언제든 파괴될 수 있고, 은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체계는 이 같은 차이에 대한 깨달음에서 더 나아가, 이런 차이들에 대한 승인, 그리고 우리가 이런 차이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한 인정 속에서만 등장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정치적인 체계의 성립은 자유의 탄생이라 말할 수 있는데, 이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하며, 안전을 제공하고,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도록 의사 표현의 수단을 충분히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국가가 존재하는 모든 곳에 정치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이 지적하듯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치는 이처럼 인간의 개명된 행위이기 때문에 매우 드문 것으로 우리가 의식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소란스럽고, 비용이 많이 들고, 양보와 타협을 강요하며, 시간을 잡아먹는 일이지만, 그 이외의 정당한 방법은 없다. 적어도 우리가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면 말이다.

# 선과 악 사이에도 정치는 불가능하다

오늘날 한국 정치를 지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