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우리가 그 안의 다양성을 오롯이 인지할 때 더욱 확장된다
왜 데이지는 비가 올 것 같으면 꽃잎을 안으로 말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일까? 독수리는 어떻게 한 번의 날갯짓도 없이 몇 시간씩 하늘을 선회할 수 있을까? 지렁이는 비가 오면 왜 땅 위로 나올까? 자연에는 무수한 수수께끼와 경이로움이 담겨 있다. 하지만 무심코 지나칠 때 자연은 우리에게 아무 말도 걸지 않는다. 자연은 우리가 감각을 열어 놓고 관심을 보일 때만 제 모습을 보여 준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자연보호 활동가인 페터 볼레벤은 이 책 ??자연 수업??에서 자연을 제대로 이해하고 느끼기 위해 자연과 동떨어진 일상생활을 하면서 무뎌질 대로 무뎌진 우리의 감각을 다시 벼리고 확장할 것을 권한다. 바람이 불고 새가 노래하고 꽃이 필 때, 우리가 그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눈에 보이는 자연만이 아니다. 우리의 감각이 닿지 못하는 현상, 이를테면 태양과 달과 별의 운동과 작용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느끼려고 애써 볼 것을 권한다.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가 은하수를 중심에 두고 거대한 원 궤도를 그리며 시속 80만 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질주하고 있음을,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 있는 땅이 동쪽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달의 인력이 바닷물만을 아니라 지각도 끌어당겨 우리 정원이 하루 사이에도 솟아올랐다가 내려앉기를 반복하고 있음을.
우리는 개나 고양이나 새 같은 동물의 지각 능력에 감탄하곤 한다. 하지만 볼레벤은 인간의 신체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사무실과 집 안 소파 등 우리가 만들어 놓은 인위적인 환경 속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무디어졌을 뿐, 동물들의 감각 능력에 충분히 맞먹을 만큼 우리의 감각을 갈고 닦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단지 컴퓨터 앞에서 일하거나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다. 볼레벤은 자신의 가장 큰 관심사는 현대적인 외피에 가려져 있는 우리의 감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