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
1장.
삶 속에 스며들다
전시를 합니다
‘전시’와 ‘전시하다’ 13
무대를 만드는 일 18
맥락의 디자인, 사이의 예술 23
보고 보이는 대화
‘너머’를 보여 주는 일 27
질문을 주는 장소 30
대화를 건네는 지점 34
나를 담는 공간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 41
각자의 ‘UM’ 47
취향이 진해지는 곳 51
2장.
대화를 나누다
전시를 대하는 자세
쪼개 보고 합쳐 보기 59
너머를 보는 눈 63
맥락으로 읽기 69
따로, 또 같이
여행의 파트너 75
다르게 보며 80
시간의 켜 읽기 88
맥락을 담다
빼기의 미학 95
장면으로의 초대 100
오감에 대화 걸기 106
3장.
경계를 허물다
지붕 밖으로
무엇을, 어떻게 모으는가 113
수집의 공간, 빛을 보다 120
더 넓은 도시를 향해 125
기억을 전하는 시공간
시간 여행자의 도구 129
틈새를 잇다 134
도시를 기억하는 법 140
너머의 이야기
길 위의 감동, 밀라노 거리 149
길의 확장, 아케이드와 몰 154
전시장 밖의 대화 161
4장.
도시를 짓다
도시 속 작은 도시
피에라의 어제와 오늘 171
21세기 아고라 177
나의 밀라노, 그리고 엑스포 183
사이를 짓는 작업
창을 디자인하다 191
공간의 기억 찾기 196
길과 사람 사이 204
5장.
일상이 되다
장소 만들기
허락된 시간과 공간 211
도시 속 보물찾기 216
세상과 마주하는 광장 222
사람, 그리고 전시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227
경험을 공유하다 232
노멀과 뉴노멀 237
에필로그 242
보통 ‘전시’라고 하면 잔잔히 깔리는 배경 음악에 따라 품위 있는 걸음새로 작품 하나하나를 스치며 짐짓 작가와 내면의 대화를 하는 몸짓이 연상된다. 전시 콘텐츠를 살갑게 즐기는 관람객이 아니라면 보통 사람이 지니는 전시의 이미지는 대개가 건성건성이고 한편으로 의례적이다. 선뜻 다가가기엔 여의치 않고 피안의 세계로 다가오는, 가까이 하기엔 먼 대상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이들에게 다정하게 손을 내민다. “전시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어요.”라고.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빨리 보여 주고픈 마음이 앞서서인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인증 문화’에 깊이 빠져 있다. 전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감상은 뒷전이고 사진으로 공유하기 바쁘다. 전시의 본질은 무엇이고 왜 어떻게 무엇을 담고 있는 지에 대한 사유는 찾기 힘들다. 저자는 이 답을 찾아 유럽을 누볐다. 이탈리아 음식의 정수를 다룬 ‘잇탈리’, 독일의 철학적 사유가 묻어 나는 ‘바우하우스’, 2015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프로젝트 등 저자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시의 본질을 보여 주고 역사와 시간을 거슬러 근원을 들춰낸다. 미래가 품고 지향해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쉽고 친절하게 풀어 주고 있다.
이 책은 전시장의 시시콜콜한 실용을 담고 있거나 세세한 작품 세계를 설명해 주는 책은 결코 아니다. 한 마디로 ‘전시란 무엇인가’란 화두에 파고들어 무겁지 않게 고리타분하지 않게 써 내려간 ‘전시 공간에 관한 에세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분명 가까운 곳곳에서 펼쳐지는 전시가 새롭게 다가 올 것이다. 보고 보이는 대화, 전시는 언제든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우리가 전시에게 말을 걸어 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