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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구로, 1989 : 김종수 평전
저자 안재성
출판사 삶이보이는창(삶창
출판일 2021-04-22
정가 14,000원
ISBN 978896655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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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꽃처럼 보석처럼 … 9


제1부 꿈꾸는 가족 … 17

두 개의 강이 시작되는 마을 … 18
정원이 아름다운 집 … 25
산골 아이들 … 34
엄마의 아들 … 40
집을 떠나다 … 47
평화시장 재단사가 되어 … 61
수야 오빠 … 68
메밀꽃 언덕에서 … 79
세 친구 … 90


제2부 종수의 편지 … 101

사장들이 원하는 것은 … 102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 116
내가 선택한 길 … 127
우리들의 이름은 노동자라오 … 139
문화부 차장이 되다 … 154
사라진 지부장 … 167
쟁의부장 오빠 … 182
옛날로 돌아갈 순 없다 … 192
바다가 되어 … 207
노동자 군대의 병사 … 216
눈물로 다리를 건너다 … 229


제3부 민들레꽃이 필 때면 … 241
청년 노동자 김종수는 누구인가

1989년 구로공단에 위치한 (주서광에서 일하던 청년 노동자 김종수가 자기 몸에 불을 붙였다. 스물네 살이었는데, 여성 사업장인 (주서광의 노조 쟁의부장이었다. 김종수의 분신은 한국노동운동의 변곡점에 해당하는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건설에 작지 않은 동력으로 작용했다. 물론 김종수는 자신의 당면한 문제인 쟁의에서 이기기 위한 몸부림에서 한 분신이었지만, 동시에 죽음을 택한 이의 내면은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었다.

김종수의 분신을 회사와의 구두 합의가 번복된 데 대한 항의라고만 할 수는 없었다. 조합 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파업을 강행한 책임자로서, 나날이 늘어나는 조합원의 이탈과 불만을 견디지 못한 충동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여러 정황과 증언을 볼 때, 그의 분신은 스스로 노동운동에 뛰어들 때부터, 구체적으로는 『전태일평전』을 읽은 후부터 준비된 것이었다. 아니, 열다섯 살 나이로 노동을 시작할 때부터 태동하고 있었다.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절실함이 남다른 사람들은 그가 속한 사회로부터 굴종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죽음을 선택할 것인가를 강요당한다. 그 최종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사회가 강요한 것이다.

1989년 5월 1일 노동절 100주년을 맞아 거행된 기념식을 당시 노태우 정권은 원천 봉쇄했다. 이에 맞서 기념식을 강행한 노동자들을 “전국에서 6500여 명” 연행했다. “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노동자 150여 명이 부상”당했다. 1987년 6월항쟁을 통해 사회는 ‘민주화’되었는데 도리어 노동조합은 “자본과 권력의 역공에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김종수의 분신 투쟁이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개인 김종수의 평전 형식을 띠지만, 김종수의 개인사를 시대의 흐름 위에 겹쳐놓음으로써, 한 노동자의 죽음이 시대적인 죽음임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김종수의 목소리를 빌어 6월항쟁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스스로 멈추어버린 역사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