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스오브는 음악 매거진이지만 음악에 대한 탐구에 그치지 않습니다. 아티스트가 가진 음악성의 본질을 파헤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한 과정이자 결과물이 한 권의 매거진으로 탄생하였습니다. 음악에 음악으로만 대응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해설하는 작업은 장르 간의 경계를 허물고 지평을 넓히는 일이었습니다.
DPR의 우주, 그 우주를 부유하는 조각과 마주한 뒤 어피스오브는 그 조각들을 연결해보았습니다. 책 전반에 펼쳐져 있는 사진은 DPR 멤버들이 직접 찍은 것으로, 우리에게 신선한 느낌으로 의미를 전달해 줍니다. 같은 카메라를 손에 쥐었음에도 사진에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방식과 모양은 다 달라도 이들은 현재, 한 획을 통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각 사진에는 짧은 코멘트가 달려있습니다. 사진과 코멘트를 한데 놓고 볼 때, 우리는 가장 가까운 시점에서 DPR의 내면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피스오브 vol.2에서는 특히 시각적 디자인이 두드러집니다. 시각적 효과를 따라가다 보면 DPR의 유영법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유영의 리듬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그에 대한 장치도 곳곳에 넣어두었습니다. 장을 넘기다 보면 페이지를 채우는 전반적인 색감이 그라데이션으로 변하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우주에서 지구로, 행성 사이를 자유롭게 부유하는 DPR의 모습을 시각적 효과를 통해 드러낸 것입니다. 또한, 페이지 넘버를 대신해 사이드에 우주선 아이콘을 배치한 것도 이동을 연상시키는 장치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효과를 보고 있으면 DPR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와 지구, 내면과 외면,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중이라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기존의 아티스트에게 입혀진 이미지가 아닌, 아티스트의 내면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분해와 배열을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우리는 그로 인해 수많은 조각 중 또 하나의 조각을 마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