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당신과 완전히 다른 사람과
언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가?
우리의 일상은 소수를 위한 시간만을 허락한다. 함께 사는 가족, 출퇴근 길에서 스쳐 가는 사람들, 식당에서 함께 밥 먹는 동료들, 저녁때 함께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몇몇 친구들. 이 소수의 사람들은 비슷한 직업, 비슷한 수입, 비슷한 취미를 갖고, 의심 속에서도 같은, 혹은 비슷한 정당에 투표한다. 이러한 필터 버블 사회에서는 많은 집단들 사이에, 빈자와 부자 사이에, 노인과 젊은이 사이에, 이민자와 정주민 사이에 거리와 침묵이 지배한다. 그리고 이 거리 사이의 편견을 무책임한 언론과 정치인이 더욱 부채질한다. 저자는 편견과 혐오를 배양하기에 이상적인 토양이 생성될 수밖에 없는 현 사회를 꼬집으며, 우리 일상의 쳇바퀴 안에 자리 잡지 않은 사람들, 즉 함께 밥을 먹지 않고, 우리보다 많이 벌거나 적게 벌며, 다른 정당에 투표하는 사람들도 우리 현실의 일부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제안한다. 우리를 둘러싼 필터를 터뜨리면, 편견을 무너뜨리는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어떻게 사회를 구할까?
우리는 난민을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가 실시한 난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총 53%가 난민 수용에 반대하였다. 난민 수용 반대 이유는 경제적 부담, 범죄 등 사회문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독일 함부르크에 사는 하랄트에게 역시 난민은 골칫거리였다. 그는 은퇴하여 연금 생활을 하는 자신의 평온한 노후를 난민들이 엉망진창으로 만들 것이라 확신하였다. 그러나 아랫집에 들어온 젊은 부부와 아이들을 만나고, 그들과 작지만 사소한 일상을 공유하게 되면서 그의 편견은 서서히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이 책이 말하는 ‘접촉’이라 함은, 우연한 ‘만남’에 다름 아니다. 저자는 이 ‘접촉’을 우연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과 사회의 정책에 의해 좀 더 다채로운 방향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것만이 미국을 향해 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