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한국어판 서문
해제│서구 정치사상에 대한 페미니즘적 재구성 _정희진
1장 서론: 정치, 남성됨 그리고 정치 이론
고대 그리스: 아렌트와 아리스토텔레스
2장 아렌트: 정치의 취향성
3장 아리스토텔레스: 인간을 위한 지고의 선
4장 그리스의 육체: 너무나도 인간적인 그리고 초인적인
르네상스 이탈리아: 마키아벨리
5장 마키아벨리: 남자에서 남성됨으로
6장 마키아벨리: 남성됨과 정치 세계
근대성: 베버
7장 베버: 정치의 본성과 목적
8장 베버: 정치적 합리성과 정치제도
남성적 정치학, 그 이후를 향하여
9장 무엇을 극복할 것인가: 지배의 정치
10장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남성적 정치학을 넘어서
옮긴이의 말│주석│참고 문헌│찾아보기
서구 정치사상의 대가들에게 깃들어 있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그 남성됨을 들여다보다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사상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 서두에서 “인간은 자연적으로 폴리스를 형성하며 살아가기에 적합한 동물”이라고 선언한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인간에는 여성, 노예, 외국인 등이 포함되지 않는다. 이러한 배제는 육체 위에 정신을 두는 것, 생활을 영위하는 오이코스(집를 정치가 이뤄지는 폴리스와 분리하는 것과 같은 논리일 터. 그렇게 폴리스는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활동을 넘어서는 윗자리에 놓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폴리스를 생존의 영역과 떼어놓으면서 인간, 즉 남성을 고귀한 선의 자리로 밀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런데 그렇게 구축된 폴리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것들에 의존적이거나 기생하는 무엇이다. 여기에서 피어나는 정치란 자신을 지탱하는 활동을 폄하하고 배제하면서 삶에서 소외되는 것이다. 또한 생존의 영역에 있으면서 폴리스 바깥으로 밀려나버린 여성이나 노예는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자신의 정신마저도 남성에게 내맡기게 된다. 지배와 착취의 정치는 이렇게 자리 잡는 것이다.
한편 웬디 브라운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리스에 만연했던 치열한 경쟁에 철학적 기반을 부여했음을 발견한다. 이때의 경쟁은 단순히 뛰어남을 드러내거나 유용한 행위라기보다는 상대방을 명명백백하게 꺾음으로써 영광의 무대에 오를 때 드러난다. 실제 삶과 괴리된, 그리하여 불안한 남성적 존재감은 경쟁, 좀더 정확히 말하면 경쟁을 통한 동료들의 인정을 통해 다독여진다. 그러나 이는 한 번으로는 도저히 만족되지 않는 것이다. 영원한 승리를 바란다는 것은 인간이라면 꿈꿀 수 없는 불멸을 바라는 것 아닐까. 진정 그러하다면, 이러한 존재란 그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가.
그렇다면 인간의 고매한 본성을 추구하는 것을 뒤로한 채 교활할지언정 강력한 군주를 바랐던 마키아벨리는 어떠할까. 그리스 시대에 아랫자리에 놓여 있던 육체는 마키아벨리에 이르면 정치와 통합된다. 마키아벨리에게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