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말 ― 묻는 사람에서 스스로 답을 찾는 사람으로
I 평생 배우고자 하는 사람의 자세
1 자유로운 사람에게만 열리는 배움이라는 숙명
2 배움을 버려야 시작되는 배움
II 선생을 만나기 전 배운 것들
3 꼬투리 사냥꾼과의 싸움 끝에 만난 소용돌이
4 내가 모르는 세계를 청취하다
5 학술은 선물이다
III 선생을 처음 만난 날 깨달은 것들
6 여론이라는 저주
7 가독성의 본질
Ⅳ 선생의 삶에서 발견한 배움
8 밥 짓는 사람
9 리버럴 보수
10 청소하는 사람
11 트릭스터형 지식인
12 월경하는 지성
13 이중언어화자
14 미스 마플의 지성
Ⅴ 선생을 닮은 선생으로서의 길
15 스승이라는 모항
모항을 가진 배가 멀리까지 모험할 수 있다
더 멀리, 큰 세계로 떠나는 제자를 비추는 스승이라는 모항
“교사는 모름지기 등대지기가 되어야 한다. 칠흑 같은 어둠의 바다로 항해를 떠난 사람들은 때때로 돌아보고 모항의 등대를 확인한다. 그때 매일 밤 똑같은 곳에서 한결같이 빛을 비춰 보여 주는 것이 제자에 대한 교사의 책무다.”
우치다 선생은 스승은 있어야 하며, 항상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며 스승을 모항에 비유합니다. 학교를 떠나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제자에게 돌아올 곳, 돌아볼 곳, 의지할 곳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지요.
사실, 사는 데 스승이 꼭 필요하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사람도 많을 겁니다. 스승 없이 성장하는 데 익숙한 사람도 있고, 스승 없이 훌륭한 스승이 되는 사람도 있지요. 그런데 이 책은 그렇더라도 스승이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평범한 사람도 다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잠재 가능성을 발견하게 돕는 사람, 학계의 언어와 일상의 언어를 모두 능숙하게 구사하며 배움의 문턱을 낮추는 사람, 내 땅도 네 땅도 아닌 곳에서 청소 같은 티 나지 않는 일을 솔선해서 하는 사람이 스승이라고 이야기하지요. 무엇보다 출항하는 배는 어떤 어둠 속에서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빛을 비추는 모항이 있기에 마음 놓고 멀리까지 항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기준과 방향 없이 항해하는 배는 조금만 불안해도 길을 잃지만 모항이 있는 배는 방황하다가도 언제든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하면서요. 박동섭 선생이 우치다 다쓰루라는 스승을 만나 배우고 깨우친 이런 삶의 태도는 스승의 역할과 필요를 의심하는 이들에게 스승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일러줍니다. 나아가 배움을 매개로 연결되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를 제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