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김은주 /
기획의 글: 여성으로 존재하기를 사랑하기 위해
1. 김은주 /
제4물결로서 온라인?페미니즘: 동시대 페미니즘의 정치와 기술
2. 이소윤 /
분노 속에서 생존하며, 페미니스트?되기
3. 김상애 /
페미니스트?되기, 경험과의 대화
4. 김미현 /
디지털 시대의 반격의 역동과 총여학생회 폐지
5. 김보영 /
돌봄의 구체적 어려움에 관하여
6. 허주영 /
동시대 한국 문학/비평에 요청하는 것들
―제4물결 온라인 페미니즘과 여성 서사 운동으로부터
7. 강은교 /
한국 SF와 페미니즘의 동시대적 조우
제4물결 페미니즘과 더불어, 한국의 동시대 페미니즘을 말하다
하나. 반격의 소란과 역류 속에서
“페미니즘이 ‘젠더 갈등’과 ‘남성 혐오’를 조장한다.”―인터넷 공간을 넘어 이제는 온갖 미디어 매체에 수시로 등장하고, 청원을 포함한 소란스런 캠페인을 벌이는 반페미니즘적 목소리와 주장을 점잖게 요약하면 앞의 문장이 될 것이다. 바야흐로 반격의 시대이다. 작금의 한국 사회를 보노라면, 소위 안티-페미니즘이 득세한 것처럼 보인다. 특히 지난 4월의 보궐선거를 거치며 ‘이대남’의 위력이 과시된 이후 페미니즘을 비난하는 목소리들로 소란스럽다. 페미니즘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과 공격에서부터, 과거에는 여성 혐오나 차별이 문제였지만 이제는 남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문제라는 포스트페미니즘적 말투까지, 여기에 페미니즘은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편협해서는 안 된다는 걱정과 충고까지. 과연 한국 사회는 페미니즘의 과잉과 남성 인권을 걱정할 만큼 젠더 불평등이 이미 해소되었거나 역전된 것으로 보아도 좋은 것일까?
일찍이 수전 팔루디는 『백래쉬(Backlash』(1991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이러한 역류와 과장된 소란을 이야기한 바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페미니즘이나 이에 대한 공격 모두 인터넷 기술의 진화에 따라 운동과 반격이 동시적으로 진행된다는 사실 정도일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제 페미니즘의 역사는 제법 두터운 시간대를 형성하지만, 그나마 긴 모색과 고투를 진행하다가 커다란 물결로 등장한 것은 이른바 ‘페미니즘 리부트’의 과정을 거치다가 2016년 ‘강남역 사건’의 충격을 겪으면서였다. 가부장제의 모순과 불평등, 오랜 강간 문화와 여성 혐오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들이 이제 막 터져 나오기 시작하고 페미니즘의 세계적 물결과 만나는 시점에 따라붙은 이 소란스런 반격의 목소리들은 한국의 동시대 페미니즘에 어떤 사유의 과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일까. 페미니즘을 침묵시키고 그나마의 성취와 에너지마저도 탈취하려는 시도 앞에서 어떤 숙고와 모색이 필요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