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삶을 정면으로 겨냥한 문학
≪어머니와 딸≫은 1930년대를 대표하는 여류 작가 강경애의 첫 장편 소설이다. 1931년부터 1932년까지 시사 잡지 <혜성>과 <제일선>에 연재 완료되었다. 어머니와 딸이란 관계를 통하여 1930년대 여성의 삶을 입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봉건적 인습과 경제적 억압에서 여성 해방을 도모한 소설이다. 어머니와 딸의 대비되는 삶을 내세워 예속적인 삶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하려는 각성의 과정을 담고 있다. 가난한 소작인 딸로 태어나 지주에게 유린당한 후 타락한 어머니와 한 남편의 아내로 살다가 이혼을 결심한 딸을 통해 여성 자신의 주체적 노력으로 주어진 운명을 극복할 수 있음을 그려낸 것이다. 한마디로 여성 문제를 시대 상황과 세대 감각에 맞춰 정면에서 문제 삼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혜성>에는 7회분이 연재되었고, <제일선>에는 3회분이 연재되었다. <개벽>이 일제의 탄압으로 폐간된 후 그 뒤를 이어 <혜성>이 간행되었는데, <혜성>은 다시 <제일선>으로 제호가 바뀌어 세상에 나온 잡지이다.
가난한 소작농의 딸 예쁜이는 지주 이춘식의 첩으로 팔려 간다. 예쁜 딸 옥이를 낳고 그 딸아이에게 정을 붙이고 살려 한다. 그러나 예쁜이는 본처에 의해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이때 예쁜이를 사랑한 둘째가 나타나 예쁜이 모녀를 구해 준다. 예쁜이가 딸과 함께 집으로 내려오자 아버지는 하루아침에 소작을 잃고 만다. 그는 복수하기 위해 춘식을 찾아갔다가 봉변을 당한 후 앓다가 죽는다.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와 남동생마저 강물에 몸을 던진다. 부모와 남동생의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놓아 버린 예쁜이는 술집을 차린다. 옥이를 아예 옆집 기생 산호주에게 맡기고 웬 사내와 함께 어디론가 떠나 버린다.
옥이는 산호주와 영철 선생의 보호를 받으며 잘 자란다. 자연스레 그녀는 산호주의 아들 봉준과 혼례를 올리고 새로운 삶을 꿈꾼다. 집안 살림을 잘 꾸려 남편을 일본으로 유학도 보내고 자신도 상경하여 편입 시험에 합격한다. 그러나 남편은 신여성 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