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논의는 가까운 미래에 닥칠 사회의제
동물을 대하는 사회적 태도를 보면 그 사회의 성숙도를 판가름해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인 네명 중 한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고,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인데, 동물을 보호하는 사회적 시스템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여전히 미진한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은 아직까지 대중적인 공감대 위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선진국 법제에 따라 구색을 맞춘 듯한 인상을 준다. 반면 일부 해외국가에서는 동물권 운동이 활발한데, 네덜란드·호주·스페인 등 19개 나라에 동물당이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동물당(PVDD이 2017년 총선에서 하원 150석 중 다섯개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한국에서도 동물당 창당을 위한 움직임이 2020년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물권 논의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될 사회의제임이 분명하다.
동물을 보호하고 그들의 고통을 줄여줘야 한다는 것에 어느정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 할지라도 동물에게 정치적 권리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의구심과 반발심을 표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동물에게도 인간과 동등하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는가? 현실정치가 동물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만큼 동물의 기본권이 중요한 문제인가? 동물은 우리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이 될 자격이 있는가? 더 나아가 동물이 민주적 대표성을 띨 수 있는가? 대단히 논쟁적이고, 윤리적?정치적으로 민감한 이 질문들에 대해 저자 앨러스데어 코크런(Alasdair Cochrane은 구체적 사례와 단계적인 논증을 통해 독자들을 설득한다.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담론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동물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하는 주체
코크런은 1장 「서론」을 통해 동물의 권리가 그동안 정치에서 소외되어왔던 이유를 역사적 맥락에서 짚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을 ‘정치적 동물’로 정의한 이래로 정치는 인간의 본질이자 목적이며, 다른 생명체와 공유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