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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저자 이동호
출판사 창비(주
출판일 2021-06-01
정가 15,000원
ISBN 9788936486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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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육식주의자도 구원받을 수 있을까

1부 공장과 농장 사이
1. 돼지를 부탁해
2. 함정에 빠진 건 아닐까요
3. 돈 워리, 맨
4. 샌님의 돼지우리 만들기
5. 집 나간 돼지
6. 목구멍이 작아 슬픈 짐승
7. 대장을 정하자
8. 어디까지 먹을 거야
9. 방 청소를 깨끗이
10. 캡틴 H의 집에서
11. 정답은 이 안에 있어
12. 워터 파크 개장
13. 사랑의 스튜디오
2부 생명과 고기 사이
14. 눈을 마주쳐선 안 돼
15. 고사에는 머리를
16. 포박
17. 망치를 들고서
18. 탕박과 발골
19. 오리도 부탁해
20. 널 먹어도 되겠니
21. 돼지고기는 돼지의 삶(살
22. 치사율 99퍼센트의 전염병
23.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24. 고귀한 돼지를 찾아서

에필로그: 내가 사는 마을, 평촌

참고 자료
채식과 육식, 농장과 공장,
동물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다

귀농이나 귀촌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아름다운 풍경과 신선한 공기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충청도로 귀촌한 저자는 꿈꾸던 것과는 다른 현실을 마주한다. 농촌에는 도시에서 떠밀려 온 각종 기피 시설이 있고, 축산업도 그중 하나다. 국내 최대 축산단지가 있는 충청도에는 동물을 실은 화물차가 끊임없이 오가고, 매일 아침 가축의 분뇨 냄새가 가득한 안개가 낀다.
우리나라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99퍼센트는 창문이 없는 축사에서 평균 6개월이라는 짧은 생을 산다. 평생 흙을 밟지 못하고, 도축장에 가는 날 처음 햇빛을 본다. 빈번한 동물 학대, 항생제 남용에 따른 생태계 교란, 축산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해마다 반복되는 가축 전염병과 살처분 등은 공장식 축산이 이어지는 한 벌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다. 축산업의 열악한 현실과 구조적인 모순을 목격한 저자는 고기 생산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채식을 시작한다.
저자가 귀촌한 마을에는 젊은 축산인들이 결성한 ‘대안축산연구회’가 있다. 축산인 당사자들이 모여 기존 축산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대안을 찾는 이 모임에서 자연양돈이라는 새로운 사육 방식을 알게 된다. 동물의 본성을 존중하고 자연스레 키움으로써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귀중함을 배울 수 있는 자연양돈 방식이 채식의 연장이라고 여긴 저자는 돼지에게 깨끗하고 넓은 마당을 제공하고, 농가에서 나온 부산물로 만든 건강한 사료를 먹이며 돼지를 키우기로 한다.

살아 있는 동물에게 배운 생명의 무게

동물을 키우는 일, 그것도 한번도 실제로 접촉해본 적 없는 낯선 동물을 키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저자가 인근 농업학교에서 흑돼지 세마리를 분양받아 데려온 날, 돼지는 애써 만들어놓은 울타리를 뚫고 달아난다. 그는 도망친 돼지를 다시 찾아오며 앞으로의 일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감한다. 매일 몇시간씩 돼지에 매여 밥과 물을 챙겨주고, 우리를 청소하고, 똥을 치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