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독서 길잡이: ‘붕괴세대’의 과로사를 직시하자
저자의 말
들어가며: 살려고 일하는가, 죽으려고 일하는가
제1부 피로의 흔적
1장 어느 엔지니어의 죽음
2장 가슴 아픈 장례식
3장 무급휴가의 과로 기록
4장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죽어간다
5장 링거를 맞으며 일하는 간호사
6장 깨어나 보니 완전히 달라진 삶
7장 생명을 구하는 영웅의 비애
8장 꿈의 공장 속 고달픈 인생
제2부 제도가 사람을 죽인다?
9장 과로 일터 현장 기록
10장 과로 인정의 머나먼 길
11장 고장 난 과로 보상 제도
12장 세계의 과로 현상
13장 과로 대항 대작전
제3부 과로에서 벗어나기
14장 과로하는데 어쩌죠?
15장 과로 예방 자가 조치
[부록1] 대만 과로 인정 기준 및 절차
[부록2] 대만 근로기준법 제84조 제1항 적용 대상
[부록3] 대만 노동보험 산업재해 급여 내용
추천의 글
노동 착취는 이제 그만!_정야원 대만직업안전보건연대 이사장
과로를 막는 바른 길_황쑤잉 대만여성연대 이사장
과로의 공포에서 벗어나도록_쑨요우리엔 대만노동전선 사무총장
과로가 줄면 삶은 늘어난다_허밍시우 대만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옮긴이 후기
노동자에게 ‘선택의 자유’는 없었다
장시간 노동, 저임금 착취로 쓰러진 이들의 흔적
메모리 반도체 제조회사 엔지니어인 쉬샤오빈은 매일 밤 11시가 넘도록 야근했다. 신입사원 월급이 4만 위안인데, 야근 수당을 합하면 9만 위안이 될 정도였다.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원격으로 업무를 계속했고, 승진한 후에는 ‘재량근로제’를 적용받아 퇴근 후나 휴일에도 24시간 대기하며 일을 처리했다. 어느 날, 출근 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는 아들의 방에 들어가 보니 쉬샤오빈이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밤새 회사 일을 하던 컴퓨터는 켜진 채였고, 그는 침대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2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환경미화원인 홀어머니를 둔 아웨이는 교대근무의 보안요원이었다. 매일 12시간 넘게 일했고 한 달 휴일이 6일뿐이었지만, 초과근로수당이 없고 월급은 3만 위안(120만 원을 넘지 못했다. 월 노동시간이 288시간에 이르자 지칠 대로 지친 그는 얼마 안 되는 휴가를 써 가며 노동사무국, 타이베이시정부에 조정을 신청했고 노동보험국, 감찰원에도 고발하고 제보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의 보복을 당해 괴로워하던 그는 근무 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22일 후 결국 사망했다. 향년 29세였다.
오늘날 도시화, 산업화, 과학기술 고도화로 눈부시게 발전한 대만의 모든 산업 유형과 직종에 과로의 함정이 은폐되어 있다. 기업들은 더 싸고 편리한 착취 대상을 찾았고 청년세대는 저임금과 빈곤에 내몰렸다. 전체 노동조건은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갓 직장에 들어간 젊은이가 더 쉽게 산업재해를 당하고 사망에 이른다. 위의 사례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젊은이들은 전력을 다해 일했지만 고도의 착취가 벌어진 직장에서 뜻밖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를 추적한 저자의 말에 따르면 과로는 노동자 개인이 대항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한 일터만의 문제도 아니다. 과로는 대만의 사회 문제이고, 이는 과로 문화가 여러 직종에 견고하게 뿌리내린 와중에 노동 정책 또한 열악했던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