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 / 서문 2 / 역자 서문
<상편> 정현 역학의 정해精解
제1장 사회 배경: 조야朝野가 무너지고 나라의 질서와 제도가 사라지다 / 제2장 정현의 삶: 앞 성인의 본뜻을 읽고 백가의 다툼을 정돈하다 / 제3장 역학의 연원과 저술 / 제4장 정현 역학의 천도관 / 제5장 천도를 밝히는 상수사상 / 제6장 천도를 본받은 인도사상 / 제7장 역학사관 / 제8장 상수?의리를 중시하고 훈고까지 아우르는 역학의 해석방법 / 제9장 정현 역학의 가치를 논하다
<하편> 주역정현주통석周易鄭玄注通釋
제1 상경上經 / 제2 하경下經 / 제3 계사상繫辭上 / 제4 계사하繫辭下 / 제5 설괘說卦 /
제6 서괘序卦 / 제7 잡괘雜卦
부록 / 주요 참고논저 / 후기
경학 가운데서도 『역』에 관한 정현의 공헌은 특별하다. 정현은 고문역의 의리설 위에 금문역의 효진설, 납갑설, 괘기설 등을 받아들여 의리역과 상수역의 종합을 이루어 내었고, 고문과 금문, 의리역과 상수역을 한 몸에 구현함으로써 한대 경학사의 막바지를 장식하는 고봉으로 우뚝 섰다. 금고문의 조화 위에 역사학과 문자학, 율려학 등 자기 시대의 모든 학문적 성과들을 더한 것이 바로 그의 경학적 특징이었다. 이러한 특징은 『역』의 해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주역』을 해석할 때 그는 언제나 역사학이나 문자학, 음성학적 해석을 함께 곁들였고, 반대로 『춘추』나 『국어』 같은 고경을 해석할 때는 자신의 역학적 해석으로부터 도움을 받곤 했다. 실로 정현은 우뚝한 화해와 조화의 철학자였다.
그러나 정현 사후, 곧바로 위진남북조시대라는 혼란기가 이어지면서 그의 저작들은 모두 소실되고 말았다. 유학의 입장에서 위진남북조시대는 참으로 암흑기였다. 노장학이나 현학 혹은 불교가 사상사의 주류를 차지하는 양상이 몇 세기에 걸쳐 계속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현의 저작들은 망실의 운명을 피할 수 없었는데, 정현을 구해 낸 이는 당대의 공영달이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통일시대를 살았던 공영달은 정현이라는 존재에 주목하였고, 이후 정현의 주석은 다시 생명을 얻어 줄곧 탐구의 대상이 되었다. 송대를 거쳐 명대를 지나고, 명대를 거쳐 청대를 지나도 이러한 분위기는 수그러들 줄 몰랐다.
임충군 교수의 이 책은 고대와 근대를 거치며 행해졌던 정현 되살리기의 움직임을 다시 한 번 실현해 낸 현대의 유일무이한 성과이다. 저자는 먼저 상편에서 정현의 삶과 그가 살았던 시대를 조망한 데 이어 그의 역학이 지닌 특징적 면모를 상세히 논하고, 하편에서는 기존 주석가들의 주석에다 자신의 연구를 보태어 『주역』 경전 전문에 대한 정현의 주석들을 정리해 두었다. 정현의 생애와 정현의 시대, 정현의 『주역』 해석이 이 한 권의 책 속에 온전히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