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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르네상스 미술 : 그 찬란함과 이면
저자 다카시나 슈지
출판사 (주재승출판
출판일 2021-05-21
정가 25,000원
ISBN 979118835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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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제1부 사보나롤라
1장 허영의 소각
2장 가짜 예언자
3장 세계의 종말
4장 신비로운 탄생
5장 마지막 성체배령

제2부 멜랑콜리아
6장 일 마니피코
7장 카레지의 아카데미아
8장 판의 향연
9장 사성론
10장 생각하는 사람

제3부 사랑과 아름다움
11장 삼미신
12장 정절, 사랑, 아름다움
13장 큐피드
14장 우주적 옥타브
15장 서풍과의 만남
16장 생명 부활의 제의

제4부 두 명의 비너스
17장 비너스의 탄생
18장 성애와 속애
19장 기사의 꿈
20장 여신과 매춘부

제5부 신들의 축제
21장 파르나소스
22장 순결과 애욕의 싸움
23장 결혼기념화
24장 신들의 축제
25장 바카날레
26장 비너스의 예배

초판 후기
문고판 후기
개정판 후기
도판목록
참고문헌
인명색인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던 르네상스 예술
화려했던 르네상스의 비밀을 추적하다

인본주의가 예술의 형태로 꽃피었던 르네상스는 서양의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는 첫 관문이다. 흔히 르네상스라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가 활약하던 시절 피렌체와 밀라노, 로마 등지에서 제작된 찬란한 걸작들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빛과 그림자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처럼 르네상스 시대의 밝음 이면에는 죽음에 대한 집착, 파괴와 전복에 대한 충동, 비합리적인 환상 세계에 대한 매혹 등의 어둠이 있었다.
중세는 신 중심의 세계관이 지배하던 시기이고, 르네상스는 현실 세계를 긍정함으로써 신의 영역에 이르려 했던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 발현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현실 세계와 이상 세계를 융합하려는 시도는 르네상스 문화에서 소위 이교의 사상과 철학을 기독교의 교리와 결합하려는 흐름으로 나타났다. 미켈란젤로를 키워낸 로렌초 일 마니피코가 지배하던 피렌체에서는 신플라톤주의와 기독교를 융합하려는 사상적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이는 피렌체 지식인들과 가까웠던 화가 보티첼리의 그림에 빼곡하게 담겼다. <비너스의 탄생>과 <봄> 같은 보티첼리의 작품들이 주제와 내용에서 미묘하고 난해한 건 이 때문이다. 보티첼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비너스를 성모 마리아와 예수의 이미지에 대입했고, 메디치 가문이 지배하는 피렌체를 이상 세계로 찬양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걸작을 만들었던 전성기를 지나 보티첼리는 노년에 이르러 갑자기 거칠고 음울한 작품을 연달아 만들었는데, 여기에도 르네상스의 정신적 풍토가 반영되어 있다. 피렌체를 비롯한 이탈리아, 아울러 유럽 전체가 이 무렵에 세계의 종말에 대한 예감에 사로잡혔던 것이다. 사회경제적으로 조성된 미증유의 변화에 기독교적 종말관이 결합된 현상으로서, 피렌체에서는 예언자 사보나롤라가 득세하는 국면을 빚어냈다. 사보나롤라는 정신적 타락 때문에 종말이 올 거라고 경고하며 수많은 예술품과 사치품을 불사르는 ‘허영의 소각’을 벌이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