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지금 왜 커먼즈인가?
1부 탄생
1. 성장연합, 신자유주의, 그리고 경의선 공원화 / 김보경, 박배균
2. 국(공유지, 무엇(누구을 위한 땅인가? / 정기황
3. 연트럴파크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 임은정
2부 전환
4. 주거권 운동의 관점으로 본 경의선공유지 운동과 도시 커먼즈 / 최성문
5. 경의선 프로젝트 ‘마포 이노베이션 파켓’ - 늘장 / 콜라(박현진
6. 26번째 자치구와 공유지 운동 / 김상철
7. 경의선공유지 관리의 내재적 모순과 도전 / 박인권, 김진언, 신지연
8. 경의선공유지의 탈주선들 / 안새롬
9. 커먼즈 아상블라주와 일상생활의 정치 / 솔방울커먼즈(김지혜, 최희진
3부 상상
10. 대담 : 경의선공유지를 넘어서 / 이승원 정리
한국에서 커먼즈 운동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계기가 된 경의선공유지 이야기
서울 공덕역 1번 출구 옆, 경의선 철길이 있던 넓은 공터에는 한국의 다른 도시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하고 기이하며 색다른 느낌의 공간이 고급 고층 아파트 숲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서울의 26번째 자치구”란 도발적 표어로 자신을 규정하던 ‘경의선공유지’다.
2015년부터 2020년 5월 초 ‘강제적인’ 자진 철거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경의선공유지에는 예술가, 상인, 문화활동가, 빈민, 연구자 등이 각자 나름의 이유로 모여 벼룩시장, 문화공연, 세미나, 독서토론회, 어린이 놀이터, 체육대회 등을 통해 공간, 자원, 지식, 이익, 가치를 함께 만들고 공유하는 커먼즈(commons 실험을 펼쳐왔다. 비록 이 실험은 국가권력의 압력에 의해 끝났지만, 경의선공유지에서 펼쳐진 실험과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상상이 한국사회와 도시에 던진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의미는 매우 크다.
경의선공유지 운동은 한국사회 최초의 조직적이고 가시화된 ‘커먼즈’ 운동이었다. 이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회운동 가운데 경의선공유지 운동에 주목하는 까닭이다. 이 운동은 민주화 이후 주거권 운동에서 발견되는 분화와 단절에도 불구하고 경의선시민행동이라는 연합 조직을 구성해 공동으로 점거 운동을 벌였으며, 공간 점거를 통해 개발을 막았다. 경의선공유지는 국유지이며 이미 계발 계획이 나온 곳이라서 공권력에 의한 진압과 해산은 충분히 예상되었다. 그러나 점거는 4년여에 걸쳐 이뤄졌다.
이 책은 시민의 자율적인 점거 운동(스쾃이자 대안적 도시 운동인 경의선공유지 운동에 담긴 의미를 커먼즈 차원에서 종합하고 기록했다.
국유지는 ‘국가 소유의 사유지’가 아니다
경의선공유지 운동은 국유지인 경의선 철도 부지 개발 사업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국유지는 국유재산법상 ‘(제3조 1항국가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게 사용되어야 하지만, 경의선공유지 철도 부지는 대기업이 쇼핑몰, 호텔 등으로 개발해 사적 이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