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들어가는 글 ― 미술관에서 만난 101가지 인간 이야기
두 번째 책을 시작하며
I. 현대 생활의 영웅주의
34/101 진실은 좋지만 궁상은 싫다-라파엘전파
35/101 천국처럼 나른하게 지옥처럼 뜨겁게-라파엘전파
36/101 영원한 인간을 찾아서-장프랑수아 밀레
37/101 쾌락적 세속주의로의 대전환-귀스타브 쿠르베
38/101 당신은 아무와도 닮지 않았어요-에두아르 마네
39/101 만성적 권태의 대가-에드가 드가
40/101 사랑하는 사람은 움직인다-클로드 모네
41/101 더 풍성한 사회적 꽃다발을 꿈꾸며-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
42/101 극장에서 그녀를 보았다-메리 커샛
43/101 댄디, 우아함이 직업인 사람-제임스 휘슬러
44/101 공원, 실험실이 되다-조르주 쇠라
45/101 내가 내 아들을 죽였다-일리야 레핀
II. 세기말, 아름다움과 고통에 물드는 시간
46/101 사과 한 알을 제대로 알고 간다는 것-폴 세잔
47/101 너 자신에 대한 애착을 잘라라-폴 고갱
48/101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빈센트 반 고흐
49/101 그곳에도 사람이 있었다-앙리 드 툴루즈로트레크
50/101 사랑이 죄라면, 모두의 죄-수잔 발라동
51/101 숱한 운명을 탕진한 사람-오귀스트 로댕
52/101 죽이는 여자를 사랑하는 이유-구스타프 클림트
53/101 두 번의 포옹, 두 번의 실패-에곤 실레
54/101 팜파탈이 되는 아주 쉬운 방법-알폰스 무하
55/101 악마도 상처 입은 시대-미하일 브루벨
III. 망치를 든 예술가들
56/101 별이 겨우 빛나는 밤-에드바르 뭉크
57/101 여자의 모습을 한 인간-파울라 모더존베커
58/101 소박해서 위대하고, 소박해서 위험하고-앙리 루소
59/101 생의 약동, 춤추는 사람들-앙리 마티스
60/101 그 여자 그 남자, 알다가도 모를 이야기-파블로 피카소
61/101 텅 빈 눈, 가득 찬 슬픔-아메데오 모딜리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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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추는 춤이 위대해지는 순간들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 걸핏하면 남의 신혼집을 훔쳐보던 남자가 있다. 2만 8,000여 점의 작품을 남겼고 전후 노르웨이에서 가장 중요한 화가로 평가받지만 망가진 사랑과 전쟁이 중독시킨 불안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갔던 사람. 바로 에드바르 뭉크의 이야기다. 그는 매일 지옥을 경험했겠지만, 그림으로 재현된 그의 아픔은 지금까지 살아남아 우리에게 고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별이 겨우 빛나는 밤」
이런 삶도 있다. “벽의 벽지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악평을 들으며 화단에 들어섰지만 살아생전 화가로서 큰 영광을 누리며 긴 생을 살았던 노대가. 스스로 품은 질문에 집중해 20년 넘게 수없이 많은 수련을 화폭으로 남기다 삶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수련과 물의 경계조차 허물어트린 그림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간 사람. 하나의 고정된 진리란 없음을 자신의 그림으로 제시한 화가 클로드 모네의 이야기다.(「사과 한 알을 제대로 알고 간다는 것」 뭉크와 모네. 두 사람은 삶의 방식도 작품에 임하는 방식도 모두 달랐지만 ‘고독’이라고 부를 만한 숱한 장면 속에서 살았다.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다. 군중, 집단과 거리를 둔 채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보려는 ‘자발적 자기격리’에 가깝다. 삶이 고독해 그림을 택한 것이 아니라, 캔버스 앞에 홀로 있을 때 온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고독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위대한 고독의 순간들』은 제목이 암시하듯 저마다의 ‘고독’을 품은 화가와 작품의 이야기다. 물론 이것이 가능한 데는 이 책이 시민혁명과 산업혁명 이후인 소위 ‘근대’를 배경으로 삼기 때문이다. 특히 이진숙은 이 시기에 ‘개인’이 전면에 얼굴을 내밀면서 예술계에도 어느 유파에 속하지 않은 채 오롯이 ‘나’로 서보려는 노력이 다분했다는 점에 집중한다. 개성 있는 화가들이 홀로 추는 춤은 유례없이 다양한 문화사조를 공존케 했고, 우리는 그들 덕분에 풍부한 예술지도를 갖게 됐음을 확인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