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온 힘을 다해 물어 보지도 않고
포기해서는 안 돼
이 이야기는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의 시선을 통해 삶의 또 다른 측면을 보게 한다. 쿠쿠에게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인간의 성장은 또 얼마나 이상한 일일까? 인간들은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 인간보다 빨리 나이가 들었지만, 다행히 늙은 개라는 것을 들키지 않은 쿠쿠는 자신과 같은 나이였던 아이가 커 가면서 겪는 사춘기의 성장통과 가족의 문제와 불안함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분석해 낸다.
다들 여름 양처럼 잔뜩 덧칠한 화장품으로 여드름을 가리고 앞머리에 동그란 뭔가를 매달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모두 한 어미 배에서 태어난 자매처럼 비슷해 보였다. 인간들은 같은 편임을 느끼려면 서로 비슷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가 보다. 외모도 말투도 행동도 심지어는 표정도 서로 닮았다. 혹은 닮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았다. - 본문 46쪽
외로움이란 해 지는 시간에 골목에 서서 누군가 밥 짓는 냄새를 맡을 때 느껴지는 감정이다. 한밤중에 깨어나 빗소리를 들을 때 드는 기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 감정에 익숙해졌고 그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안다. - 본문 63쪽
인간보다 훨씬 짧은 삶을 살아서, 인간이 미처 깨닫기 전에 먼저 삶을 이해한 쿠쿠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진실을 알려 준다. 모든 걸 지켜보고 있지만 나서서 말할 수 없는 쿠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가족을 돕는다. 개가 할 수 있는 일을 있는 힘껏 해 버렸을 때, 절망에 빠져 있던 가족은 새로운 길을 찾는다. 낙담하거나 포기하기 전에 온 힘을 다해 한번 물어 보기라도 하는 것이다.
그들의 기억 속에 내가 그토록 많이,
가득 차지한다는 게 좋았다
하루 종일 귀찮게 쿠쿠를 따라다니던 쪼그만 아이는 어느새 커서 아이도 어른도 아닌 제3의 존재가 되어 가고, 위기에 빠졌던 가족은 다행히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쿠쿠는 이 모든 가족의 역사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