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지워지고 남은 현재들
꽃에 무관심하기
다리모시와 계
매화 꽃잎을 띄우다
속도와 윤리
안방과 침실 사이
장산의 울음소리
웰빙의 허구성
위대한 작은 것들
거울과 휴대전화
육아일기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지겨워,맛있는 건
멀리 있는 아이야!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보는 법
결핍으로부터 배우기
포르노라는 도깨비
퀴즈 왕국
기억의 단층
이종격투기,혹은 공룡시대
세상살이의 그 천박함에 대한 변명
시간의 옹이,그 견고한 장소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갯마을」로 가는 길
세계의 끝,영도다리
혼종의 공간,부산 중구
물만골,막힌 곳에서 길을 열다
직선 아래 끊어진 곡선의 욕망,사상
콜라주로 만나는 부산의 풍경
내비게이터 속에서 길을 잃다
하나같이 똑같은 박물관
오로지 검은 승용차뿐
세계화와 가족로망스
탈주의 형상들
절망의 미학
야생화는 꽃이 아니다
야생화를 바라보는 그릇된 욕망-민족주의
도심 생태 보고서
귀신조차 떠나는 이곳
외부를 꿈꾸는 인문학
순정만화의 힘
비평론 첫 시간,공포의 생산
저주의 이름,예술가
검어서 슬픈,제국의 주민들
글들은 이야기의 성격상 세 묶음으로 나누었다. 그 첫번째는 과거의 기억들이 모두 소거된 채 현재성만이 덩그렇게 남은 이 도시로부터 낡고 작은 기억들을 다시 불러내는 이야기들이고,두번째는 그런 소거 과정을 통해서만 주민들에게 영주권을 배분하는 도시의 비인간적인 생리를 살폈으며,그리고 마지막 묶음에서는 도시의 이 생래적 모순에 저항할 수 이쓴 작은 실천들을 모았다. 글들을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이 책이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란 것이 결국,도시가 제공하는 근거 없는 장미빛 미래와 스펙터클로 부터 빗겨 서서 개인들의 작은 역사가 이 도시 위에 다양하게 수렴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일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이 책은 애초에 글과 사진이 종속적 관계가 아닌 상호간의 길항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기획되었다. 글과 사진이 내용상의 유사성보다는 도시를 바라보는 방법상의 일치를 최종적인 목표로 삼았다는 뜻이고,그렇게 함으로써 각각의 자율성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독서가 동시에 가능하도록 배려되었다는 뜻이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두 예술매체가 가장 민주적으로 만나 어우러질 진정한 공기를 꿈꾸고 있는 셈이다.